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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사대리 접견' 이재명…'친중 이미지' 벗기에 사활?


입력 2025.01.23 00:20 수정 2025.01.23 00:2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잇따라 대미외교 늘리며 중도 공략

그간 '친중' 기조 의구심 없지 않아

나경원 "中 향해 '셰셰' 하더니…

아닌 척해도 국민은 속지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친중(親中)' 프레임 벗어나기에 필사적이다. 지난달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데 이어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했다. 당내에선 직접적인 언급을 최대한 줄이고 있지만, 기존 약점으로 지적됐던 대미외교와 중도층을 공략하면서 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와 만나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양국이) 자유민주진영 일원의 책임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만남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계엄 이후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관련해서 우방 동맹국인 미국이 민주주의를 지지한 것에 대해 국민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또 "새로운 미국 행정부 출범에 맞춰 새로운 대외정책도 시행하게 될 텐데, 우리 대한민국도 거기에 발맞춰 세계 평화·동북아 안정·한미관계 발전을 위해서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사대리는 "한국 정부·국회와 이런 점에서 더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며 "또 한미동맹을 더 굳건하게 만들기 위해 협력을 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정적(政敵)인 윤석열 대통령이 한창 미국·일본과의 '가치외교'에 전념할 때, 이재명 대표는 이를 비판하며 대외 노선을 '친중'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관측을 받아왔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2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시 주석이 회담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윤 대통령도 그간의 입장을 바꿔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런 기조 변화가 단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우리 기업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3월에는 "우리가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했고, 1월엔 북한의 무력 도발 자제를 촉구하면서 "우리 북한의 김정일·김일성 주석의 노력들이 폄훼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최근 행보를 두고 그간 본인도 '친중'에 다소 치중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의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으로 갑자기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이 되자 이 대표가 유독 한미관계를 증진하겠다는 행보를 보이는 것 자체가, 그간의 기조가 '친중'에 집중돼 있었다는 것을 자백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21일 한미동맹을 지지하는 '국회 결의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결의안에는 한미동맹이 대한민국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기반이며,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LA 산불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며 피해가 상상하기 힘든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며 "동맹국으로서 한국 국민들 또한 LA 동포들, 나아가 미국 국민들이 겪고 계실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있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썼다. 17일 최고위에서는 "한미동맹이 이번 국가적 혼란의 수습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 국제사회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오는 23일에는 민주당이 '한미의원연맹 창립준비위원회 1차 회의'를 연다. 대권을 정조준하는 이 대표가 그간 일각에 의해 '친중' '친북' '친러' 이미지로 비쳐져 왔던 프레임을 벗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이같은 이 대표의 '급변침' 기류를 읽고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 발의에 이름을 올린 것과 관련 "외교와 안보를 정략적 도구로 사용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미국을 '점령군'이라 비난했고, 중국을 향해 두 손을 공손히 모아 '셰셰'라 하더니, 이제 와서 아무리 아닌 척해도 국민은 속지 않는다"며 "한미동맹을 정략에 따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민주당의 고무줄 안보관과 종북 친중 기조는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동북공정과 문화공정, 서해 불법조업과 미세먼지 문제를 방관하는 중국의 태도는 우리 국민들께서 중국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이유"라면서 "그동안 북한과 중국을 대변해 온 민주당의 반자유주의적 뿌리는 급조한 결의안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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