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마스크를 국산으로…관세청, 원산지 속인 제품 4567억원 적발

1월부터 9월까지 59건 단속

중국산 마스크를 수입해 국산으로 재포장해 판매한 경우. ⓒ관세청

관세청은 중국산 마스크를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등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2567억원 상당의 가짜 국산 제품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까지 국산 제품으로 속여 판매한 외국산 물품은 모두 59건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건수는 29% 줄었지만 금액은 35% 늘었다.

특히 올해는 수입 물품 포장 상자에 제조자를 국내 업체로 표기하는 등 원산지 오인을 유도한 불법행위가 크게 늘었다. 원산지를 속인 경우는 총 적발액의 47%(1218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외국산 물품을 국산으로 둔갑시킨 후 다시 수출한 규모도 809억원에 달했다.

품목은 계측·광학기기(1158억원), 기계류(608억원), 자동차부품(87억원), 가전제품(67억원) 등이다.

주요 위반 사례를 살펴보면 A 업체는 중국산 마스크 60만장(3억원 상당)을 수입해 국내에서 제작한 것으로 속여 판매했다.

B 업체는 중국과 베트남으로부터 칫솔과 치실 등 140만점(3억원)을 수입한 뒤 원산지를 한국으로 재포장해 판매했다.

원산지 조작 후 가격을 최대 네 배 이상 비싸게 판매하기도 했다. C 업체는 개당 8~10만원 상당의 농업용 분무기와 전동가위 등을 4만1000점(71억원) 수입해 국산으로 속인 뒤 25~40만원 상당에 판매했다.

관세청은 "그동안 허위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 알권리를 침해하고 국내 제조기업 판매시장을 잠식하는 외국산 저가 물품의 국산 둔갑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단속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외국산 물품의 국산 가장 행위는 선량한 소비자를 기만하고 국내 제조기업의 매출 감소 등 피해를 일으키는 한편, 국내 일자리를 빼앗는 중대 범죄로, 앞으로 더욱 단속을 강화하겠다”며 “조달청과 합동단속뿐만 아니라 조달청을 통하지 않고 조달계약을 직접 체결하는 주요 공기업 등과도 부정납품 관련 우범정보 공유 등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수입 물품의 국산 둔갑 불법 조달행위 근절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