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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둔화 넘어 소비 냉각시대” 내년 사업전략 고심하는 유통가


입력 2022.10.12 06:48 수정 2022.10.12 06:48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쓰나미’ 소비 위축 심화

정기 인사 앞당기고 사업계획 수립 돌입할 듯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다.ⓒ뉴시스

내년 사업전략을 놓고 유통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쓰나미’에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어서다. 소비재를 판매하는 유통업계의 특성상 소비심리 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내년도 생존을 위한 사업전략 수립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 분기 대비 11포인트 하락한 73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낮았던 2020년 2분기 6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2009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73)와 같은 수준이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직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 이하를 기록한 가운데 그나마 백화점이 94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마트(76), 편의점(60), 슈퍼마켓(48) 등은 3분기 대비 하락 폭이 컸다.


유통업계가 뽑은 가장 큰 경영 애로 요인은 소비 위축(30.2%)으로 나타났다.


올 초부터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소비 둔화를 넘어 이제는 소비 냉각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소비심리 위축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곡물가 상승세에 따라 국내 식품물가 상승이 잇따르고 있고 금리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소비자 씀씀이가 더 팍팍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사실상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태”라며 “작년에 수립한 올해 사업계획이 대부분 틀어졌다. 내년 상황은 예상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소비자 물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식품업계도 비상상황이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과 부정 여론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을 단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못하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버티다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인상을 발표하지만 이미 발표하는 순간엔 원재료 부담이 더 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내년은 어떤 식으로 사업을 펼쳐야 할지 막막하다. 내부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주요 유통기업들의 올해 정기인사도 한 발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의 경우 예년에 비해 임원 인사 평가가 앞당겨진 만큼 정기 인사도 12월에서 11월 중순경으로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작년 10월 초에 비해서는 조금 늦어졌지만 이달 중으로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고, 현대백화점그룹은 보통 11월에 인사를 실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년 경영상황 예측이 어려운 만큼 정기 인사를 앞당기고 내년 사업전략 수립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팎으로 불안한 요소가 많은 만큼 파격 인사 보다는 내실과 안정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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