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황금기' 이끈 밥 아이거 CEO 복귀 기대감
'커넥트' '카지노' 등 원작 콘텐츠 제작에 박차
지난해 11월, 한국에 상륙한 월트디즈니컴퍼니가 1주년을 맞으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당초 디즈니, 픽사, 마블 등 팬층이 두터운 콘텐츠와 한국 특화 오리지널 콘텐츠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실상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지 못하고 고전했다.
22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디즈니플러스 앱 이용자 수는 지난달 198만명을 기록하며 4월 146만명에 비해 36% 증가했다. 와이즈앱이 조사한 OTT 앱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시장 1위 넷플릭스는 10월 국내 이용자 수(1071만명)가 4월 대비 2% 늘었고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각각 11%, 31% 증가했다. 또한 디즈니플러스는 와이즈앱이 총 이용자 수로 매긴 순위에서 지난달 5위에 오르며 4월에 비해 한 계단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단기간에 OTT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기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OTT 시장점유율(올 1∼9월 월 평균 이용자 수 기준)은 넷플릭스(38.22%), 웨이브(14.37%), 티빙(13.07%), 쿠팡 플레이(11.8%), 디즈니+(5.61%) 순이다. 위에선 넷플릭스와 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가 버티고 있다면, 아래에선 시즌과 왓챠가 바싹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 더구나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을 인수하면서 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끈 인물로 꼽히는 밥 아이거가 다시 디즈니 CEO로 돌아온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가가 6.3%가량 뛰는 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골칫거리가 된 디즈니플러스 론칭 역시 아이거의 전략이었기 때문에 디즈니플러스를 살릴 묘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아이거 대표 체제하 디즈니의 사업 향방이 주목을 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선 60만까지 구독자가 떨어진 만큼 새로운 이용자 유입을 최대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디즈니플러스는 원작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독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로 ‘콘텐츠 부족’이 자리 잡기도 했다. 설문 플랫폼 ‘더폴’이 2만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디즈니플러스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콘텐츠가 없어서(16.6%), 주력 콘텐츠가 마블, 자연 다큐멘터리뿐이라서(16.4%), 국내 제작 시리즈가 부족해서(11%) 등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이에 따라 이미 디즈니플러스는 연내에 한국에서 원작 시리즈인 ‘커넥트’ ‘카지노’ 등을 공개한다. ‘커넥트’는 배우 정해인·고경표·김혜준 등이 출연하는 스릴러물로 내달 7일 6개 에피소드를 모두 공개하고, 배우 최민식을 앞세운 원작 ‘카지노’도 내달 21일 공개를 확정했다. 두 작품 모두 대형 스타와 스케일을 자랑하는 만큼 플랫폼의 국내 영향력과 주목도를 높일 수 있을 거란 기대다.
광고요금제 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국에선 서비스 구독료를 한 달 9900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핵심 서비스 국가인 미국에선 다음 달 8일부터 광고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본 월 구독료를 10.99달러(약 1만 4913원)로 인상하는 식이다. 기존 구독료 7.99달러(약 1만 842원)를 내면 광고 영상을 필수로 시청해야 한다. 한국 사업 실적이 기대치보다 낮게 지속된다면 결국 요금 인상안을 제시할 거란 예상이 가능했다. 하지만 아이거는 그간 ‘저렴한 구독료가 OTT서비스의 경쟁력’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에 요금 인상을 철회하는 등의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