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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나경원…'尹 지지층 이탈이냐 언더독이냐'


입력 2023.01.10 11:30 수정 2023.01.10 23:3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친윤 의원들, 나경원 향해 십자포화

유상범 "2년 전과는 완전히 상황 다르다"

일각선 동정론도…이준석계 "응원한다"

나경원, 이르면 이번 주 출마 여부 결단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내에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결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출마를 저울질하던 나 부위원장을 향해 국민적 관심이 모인 시점에서 결단이 더 늦어질 경우 피로감을 키우고,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친윤 진영에서는 불출마 압박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맡은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당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인사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정치적 명분이 없다는 게 요지다. 이면에는 권성동 의원의 불출마 이후 김기현 후보로 친윤 표심이 결집되는 과정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10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본인이 원해서 간 자리다. 윤 대통령에게 딱 찍어서 이 자리를 달라고 했다"며 "출마를 할 것 같으면 자리를 받지 말았어야 되고, 자리를 받았으면 충실해야 된다. 순간의 지지율 때문에 출마하고 싶은 유혹은 신기루 같은 거다. 당원들이 등 돌리는 건 삽시간"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영선 의원은 이날 특별히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처 "윤 대통령이 나라 안팎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자리에 장관의 지위를 두 개나 줬는데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하기에 무엇이 부족하냐"며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준 여망을 배신하고 영달의 자리만 탐할 뿐, 국민에 대한 봉사와 역할은 버리는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유상범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많은 친윤 의원들이 그동안 관망세에서 어제(9일) 김기현 후보 출정식에서 봤듯이 한 40여 명 참석했다는 것은 대세로서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2년 전에는 초재선 그룹 의원들 다수가 나 부위원장을 지지했지만, 그때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당 안팎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출마 가능성이 큰 쪽으로 보다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나 부위원장이 언급한 '출산 시 부채 탕감'을 두고 대통령실이 두 차례나 비토를 한 상황에서 직을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전날 있었던 청년당원 100인의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나 부위원장이 주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출마로 의사를 굳힌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마지막 관건은 여론 동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 부위원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당권 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유지하면서 계속 당권 도전 시그널을 보냈던 것도 지지율이 고공행진과 관련이 깊다. 나 부위원장 개인의 인지도와 친윤 인사라는 점이 동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효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윤심은 나경원이 아니다'라는 게 사실상 확인된 이후 여론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전망이 쉽지 않다. 윤 대통령 지지층의 이탈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측과, 반대로 언더독 효과와 비윤 진영의 지지를 얻을 것이란 관측이 상존한다.


일례로 이준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핵관의 횡포에 꺾이거나 굴하지 말고 용기를 내 달라. 수많은 당원분들과 국민들이 간절히 지켜보고 있다"고 적으며 나 부위원장을 응원하는 일도 있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나 부위원장의 지지율 고공행진에는 대통령의 사람이라는 점도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이후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실이 당무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인상을 주고 친윤 의원들이 벌떼 같이 공격하는 모습에 동정론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나 부위원장은 오랜 당원으로 저력이 있고, 언더독 효과까지 본다면 예상과는 다른 흐름이 생길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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