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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조직' 김기현 vs '인지도' 안철수…천하람은 '차별화'로 부산 공략


입력 2023.02.15 00:00 수정 2023.02.15 00:00        데일리안 부산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자들, 부울경 합동연설회 참석

연설회장 안팎서 지지자 응원전 '후끈'…북, 징도 동원

김기현-안철수 후보, 당내 통합·차기 공천 관련 신경전

천하람은 '윤핵관' 쓰며 차별화…황교안, '경험' 앞세워

(왼쪽부터 가나다 순으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두 번째 합동연설회를 앞둔 14일 오후 1시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앞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까지,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은 커다란 북과 꽹과리, 징 등이 동원해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당대표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컨벤션센터 입구에서부터 난타 공연을 펼치면서 기선 제압에 나섰고,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강강술래를 연상시킬 만큼 커다란 원을 만들면서 지지 구호를 연호하는 진풍경을 만들기도 했다.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행사장 내부에선 더 큰 응원판이 벌어졌다. 이날 내부 응원전에서 판정승을 거둔 건 거대한 조직을 앞세운 김기현 후보였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연설회장 앞 복도 양쪽에 갈라져 50m에 이르는 거대한 길을 만들고, 다른 후보 지지세를 압도하는 구호를 제창했다. 연설회장 안에 입장이 가능한 당원들 역시 김 후보 지지세력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다양한 피켓과 현수막을 동원해 김기현 후보의 이름을 외치면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14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앞서 난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모습(왼쪽)과 김기현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연설회장 앞 복도에서 김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당원들의 응원소리에 보답하듯 이날 연단 위에 올라선 당대표 후보들 역시 상기된 모습이 역력했다. 당대표 후보들은 각자 준비해 온 연설에 집중하는 동시에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회장 분위기를 북돋았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천하람 후보는 당내의 친윤(親尹) 세력들을 '간신배'라고 표현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사용했다. 특히 천 후보는 앞서 대통령실에서 사용에 불쾌감을 드러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천 후보는 "조선시대에도 '윤핵관'이 있었다. 조선의 공신록은 일선에서 싸웠던 장수들은 빠지거나 낮은 등위를 받았고, 단지 왕의 옆자리를 지켰다는 이유로 간신배와 말단 문관, 내시의 이름이 나온다"며 "보수 위기의 핵심은 충신과 역신이 뒤집힌 것이다. 윤핵관의 당내 권력 줄 세우기라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피력했다.


두 번째로 연단에 선 김기현 후보는 '조직과 통합'을 강조하면서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울산 남구에서 4선 경력을 보유한 김 후보는 "부산·울산·경남의 아들을 뽑아달라"고 운을 뗐다. 이에 회장 내 좌석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던 김 후보 지지자들은 일제히 김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고, 김 후보 역시 큰 목소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짱떠서 최일선에서 싸우면서 뚝심과 배짱으로 대선 승리를 일궈낸 김기현이 (당원들께) 인사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후보는 "우리당은 개인플레이해서 못 이긴다. 팀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오늘 제가 부산의 자랑스러운 5선 조경태 의원과 만나 손을 잡고 저를 대표로 만들자고 합의를 봤다"며 "저야말로 통합 전문가다.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후보하고 당대표하고 시끄러웠는데 그걸 통합한 사람이 누구인가. 우리당이 대통합을 이뤄 원팀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후보는 "부산은 엑스포를 유치해야 하고 가덕도 신공항 착공도 빨리 해야한다. 산업은행도 부산으로 이전해야 하고 그린벨트도 해제해야 한다. 울산의 산업도 회복해야 하고 경남에 우주 항공청도 만들어야한다"며 "이런 일을 하려면 우리지역 출신 한 사람이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고 소리 높이기도 했다.


김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한 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연설이 끝나자마자, 김 후보에 대한 지지 구호를 외치기 위해 대거 회장 바깥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이때 회장의 3분의 2가량이 텅 비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김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 세력의 규모를 간접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이에 다음 연설주자로 나선 황교안 후보는 갑자기 비어버린 좌석에 당황하며 초반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합동연설회장 안을 가득 메운 당원들(왼쪽)과 김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회장을 빠져나가는 당원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황교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아직 당권을 쥐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열거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황 후보는 "이번에 대표 후보로 나오신 분들에게 묻고 싶다. 생명을 건 단식 해 봤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삭발 해 봤나. 선당후사를 위해서 험지 출마를 해 봤나"라며 "저는 해 봤다. 평생을 종북 좌파와 싸워서 그들을 무찌르기 위해서 평생을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하람 후보, 박정희 대통령을 폄하했다고 말씀 드렸지 않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화했다. 김기현·안철수 후보는 훌륭한 우리 당의 자산이지만 아직 우리 가치를 같이 하고 있는 당 대표가 아니다"라며 "국민들께서는 막무가내 민주당의 불의에 맞서서 싸우고, 정의를 세워나가는 강한 정당을 원한다. 거대 야당의 횡포에 맞서서 강하게 싸워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안철수 후보는 '인지도' 중심의 유세를 펼쳤다. 안 후보는 "당 대표 후보라면,탄핵 운운하며 흑색선전으로 당의 분열과 위기를 조장하면 안 된다. 그런 사람은 당 대표 후보 자격이 없다"며 "당 대표는 당의 얼굴이다.누구인지 국민이 알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누군지도 모르고, 자기 것도 없이 어딘가에 기대고 얹혀 사는데 거대한 민주당과 싸워 이긴다는 건 어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탄핵 발언을 꺼낸 김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보들간의 신경전은 연설회장 바깥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김 후보와 안 후보는 '통합'을 주제로 공방을 펼쳤다. 정견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후보는 안 후보의 "홀로서기는 못하나"라는 발언에 대해 "정치를 원맨 플레이로 하는 사람은 매우 위험하다. 정당은 사람들이 모인거고 무리들이 하는거지 개인이 혼자 플레이하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도 회견을 마친 뒤 김 후보가 조경태 의원과 연대했다는 질문에 "당대표 선거 판단 기준은 단 하나"라며 "내년 총선에서 누가 한 표라도 더 가져올 수 있고,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킬 수 있느냐다. 비윤이나 친윤, 연대 이런 것들은 하나도 쓸데없다"고 답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오는 15일 당대표 후보들은 첫 번째 TV토론을 펼친 뒤 16일에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아 호남권 합동연설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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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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