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치 상회한 PPI로 투심 약화
인플레 둔화 예상보다 느려질 가능성
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폭 확대 우려에 2450대로 주저 앉았다. 개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방어에는 실패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4.27포인트(0.98%) 하락한 2451.21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27.82포인트(1.12%) 내린 2447.66에 개장한 이후 한때 2471.51까지 오르며 낙폭을 일부 회복하기도 했으나 상승 전환에는 실패했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246억원과 120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3842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1.73%)와 LG에너지솔루션(-2.91%), SK하이닉스(-0.97%), 삼성바이오로직스(-1.24%), 삼성SDI(-4.22%), LG화학(-3.91%) 등 시총 10위권 종목 모두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9.09포인트(1.16%) 내린 775.6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일 대비 9.68포인트(1.23%) 하락한 775.03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약세를 지속했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개인이 홀로 3863억원을 사들였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91억원, 1812억원 팔아치웠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0.47%),엘앤에프(-5.74%), 에코프로(-7.74%),천보(3.89%)등 2차전지 관련주가 크게 떨어졌다.
이는 인플레이션 약화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에 악재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밤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7% 올라 시장 예상치 0.4% 상승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자 전월의 0.2%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예상보다 느려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다시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에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확산됐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금리인상 선호) 인사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차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의 50bp(1bp=0.01%p) 금리 인상 발언의 영향에 약세로 마감한 미국 증시 여파가 국내 증시에 반영됐다”며 “전 거래일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한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대형주 전반에 걸쳐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환율은 크게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7원 오른 129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19일(1302.9원) 이후 2개월래 최고치인 가운데 장중 1303.8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