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새연구센터 이동 경로 추적
위치추적기 장착 후 2년간 연구
4마리 국내·1마리 필리핀서 월동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붉은부리갈매기’의 사계절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러시아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필리핀까지 최장 9054km를 이동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9년 4월 인천 옹진군 소청도에 국가철새연구센터를 개소해 철새 연구를 하고 있다. 2020년 5월에는 ‘괭이갈매기’의 4계절 이동현황을 공개한 바 있다.
갈매깃과에 속하는 붉은부리갈매기는 유럽과 아시아에 분포하는 조류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해안가나 습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낙동강 하구를 비롯한 부산, 포항 등 남동해안 일대에서 많이 보인다.
유명 대중가요이자 지역 프로야구단 응원가인 ‘부산갈매기’의 주인공이 바로 붉은부리갈매기다. 사람이 던져주는 과자를 날면서 받아먹는 새로도 유명하다.
붉은부리갈매기는 유럽 지역 이동현황 경우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논문을 발표한 적 있다. 반면 동아시아 지역 이동현황에 대해서는 이번 국립생물자원관 조사 결과가 세계 최초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2021년 3월과 2022년 1·3월에 경주와 포항에 서식하는 붉은부리갈매기 9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해 약 2년간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이들은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 사이에 북상을 시작했다. 적게는 13일에서 많게는 72일을 날아 5월 말부터 6월 중순 사이 러시아 하바로브스키 변경주 북동부 지역, 마가단주 및 러시아 사카(야쿠티야) 공화국 동남부에 위치한 콜리마강 인근 습지에 도착했다.
이후 7월 초에서 8월 초 사이에 남하를 시작, 약 76~162일을 날아서 10월 중순에서 12월 사이에 우리나라 경주, 포항, 울산, 부산 일대에 4마리가 월동했다. 그 외 1마리는 필리핀 루손섬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어 총 5마리의 경로를 확인했다. 나머지 4마리는 러시아에서 추적 장치 신호가 끊겼다.
러시아에서 우리나라 월동지까지 이동 거리는 평균 5687㎞다. 필리핀까지 날아간 붉은부리갈매기는 총 9054km를 이동했다.
허위행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붉은부리갈매기의 국가 간 이동 경로와 서식지, 생태정보는 향후 붉은부리갈매기 개체군 보호·관리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관련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