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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실력…' 절망 앞에 선 한국 야구, 한일전 어떻게 치르나


입력 2023.03.09 17:47 수정 2023.03.09 17:5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WBC 3개 대회 연속 패배..이제는 한국 야구 수준 의심

조 2위 경쟁 상대 호주전 패배로 대표팀 처참한 분위기

10일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과 대결..1라운드 탈락 우려

WBC 참가한 한국 야구대표팀. ⓒ 뉴시스

명예 회복을 꿈꾸던 한국 야구가 또 첫 경기에서 치욕을 당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9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차전에서 호주에 7-8 패했다. 2023 WBC에서는 1라운드 상위 2개팀이 8강에 진출한다.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일본과의 2차전을 앞두고 호주에 패한 한국은 다시 한 번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다.


WBC 일정과 대진이 발표됐을 때부터 이강철 감독 등 야구대표팀 관계자들은 “첫 경기 상대 호주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호주에 지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최종엔트리에도 호주 타선을 제압할 만한 투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그만큼 호주전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기대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우려했던 호주의 파워를 막지 못했고, 타자들은 집중력이 떨어졌다.


4회 로건 웨이드에 희생플라이로 선제점을 허용한 한국은 0-1 끌려가던 5회초 선발 고영표가 팀 케넬리에 좌중월 솔로홈런을 내줬다. 5회초 1사까지 출루도 하지 못했던 한국은 양의지 3점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4-2 앞선 6회 김원중이 역전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더 아쉬운 장면은 뒤에 나왔다. 4-5로 뒤집힌 가운데 7회말 1사 후 강백호가 좌중간 가르는 큰 타구를 날렸다. 동점 주자가 되는 듯했지만 2루 베이스에서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세리머니를 펼치다 오른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면서 태그 아웃됐다.


처음에는 세이프 판정을 받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리머니하는 강백호의 오른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진 것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다시 타오를 수 있는 분위기에서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후속타자 양의지가 우중간 안타를 치고 출루, 강백호의 주루 플레이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WBC 1차전에서 호주에 패한 한국 야구대표팀. ⓒ 뉴시스

8회초에는 베테랑 양현종이 로비 퍼킨스에 3점 홈런을 허용, 스코어는 4-8까지 벌어졌다. 8회말 볼넷을 남발한 호주 마운드의 난조 속에 3점을 만회했지만 끝내 스코어를 뒤집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던 한국은 또 첫 경기에서 패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이쯤 되면 이변의 희생양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날카로운 평가가 공감을 얻고 있고, 야구 관계자들도 “준비를 한다고 많이 한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고쳐 나가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도 WBC 첫 경기 패배는 막지 못했다. 2006 WBC 4강 신화를 이루고 2009 WBC 준우승을 차지했던 한국 야구는 2013 WBC, 2017 WBC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했다. 두 대회 모두 첫 경기 패배가 치명타로 작용했다. ‘첫 경기 트라우마’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가 됐다. 이번에도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첫 경기를 내준 한국은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난적’ 일본을 만난다. 한일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1라운드 탈락은 확실시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2차전(10일도쿄돔)에서 만나는 일본을 제압하기는 어렵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에 기대에 짜릿한 승리를 노릴 수도 있지만, 호주에 패한 지금의 처참한 분위기를 떠올리면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들에게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달라고 하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절망과 좌절 앞에서 한일전을 맞이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선발로 좌완 김광현을 예고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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