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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빚 200조, 한달 이자만 2000억…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기자수첩-경제정책]


입력 2023.08.25 12:43 수정 2023.08.25 12:43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文, 요금 인상 7차례 요청 모두 묵살

에너지 가격 급등 無대응 '47조 손실'

尹정부 들어 전기료 5번 인상했지만

급격히 벌어진 간격 줄이기엔 '난항'

한국전력 본사 사옥. ⓒ연합뉴스

한국전력의 빛(부채)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었다. 2020년 말 132조원이던 한전 부채는 2년 반 만에 70조원 불어났다.


하루에 내는 이자만 70억원, 한 달이면 2000억원이다. 민간 기업이라면 정상적인 채권 발행이 어려운 재무 상태다.


올해도 수조 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돼 한전채를 찍어 '빚 돌려막기' 하는 것조차 법정 한도에 걸려 어려워지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제 연료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5년 내내 전기요금을 못 올리게 했다. 한전이 요금 인상을 7차례나 요청했으나 모두 묵살당했다.


6.1지방선거와 대선, 지지율을 의식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산물이다. "선거 앞두고는 인상 못 한다"는 식의 포퓰리즘 정치가 국내 최대 공기업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나아가 그 역풍을 차기 정부가 고스란히 맞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은 5번이나 인상됐다. 5번에 걸쳐 kWh당 총 40.4원 올랐고,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


요금을 꾸준히 인상해왔으나 뚜렷한 재무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문재인 정부 때 인상 요인이 명백했음에도 이를 방치한 내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요금 인상 요인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9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47조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다.


실제로 한전의 부채 규모는 2020년 말 132조5000억원, 2021년 말 14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가 2022년 말 192조8000억원 순으로 불어났다.


현 정부 입장에선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과 동결된 전기요금 사이 급격하게 벌어진 간극을 줄여나가는데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올해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 중인 가운데 전기 요금은 꾸준히 오르면서 전기 판매 수익 구조는 점차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10조8000억원으로 정점에 달했던 영업손실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전 입장에서 전기요금은 올릴 수 있는 동력, 모멘텀이 있을 때 최대한 올리는 게 좋다. 올해 전기요금을 많이 올려놓으면 몇 년 뒤에 대규모 이익을 낼 여지가 크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절에 전기요금을 크게 올렸는데 이후에 에너지 가격이 하락해서 박근혜 정부 시절에 한전이 막대한 이익을 냈다. 한 해 이익 규모가 10조원을 넘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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