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나경원 이어 권영세까지…與, 강서 보궐 총력 지원 '결의'

정우택·정진석 '충청 표심 결집' 특명

안철수·나경원에 권영세 상임고문 합류

스타 정치인 투입으로 중도층 확장 기대

선대위 첫 카드로 '고도제한 완화' 꺼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방건설 대강당에서 열린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보궐선거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의 내로라하는 주요 인사들이 서울 강서구에 모여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총력 지원을 결의했다. 표면적으로는 "구청장을 뽑는 선거"라며 정치적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해석되는 만큼 '대선캠프급 라인업'을 구성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대방건설에 위치한 김태우 후보 캠프에서 선거대책회의를 열고 주요 직책 위촉장 수여식을 개최했다. 먼저 명예공동선대위원장에는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 각각 위촉됐다. 정 부의장과 정 전 부의장은 각각 충북과 충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충청 출향민 표심 결집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충청 연고가 있는 구민이 전체의 약 30% 정도라고 한다.

정우택 위원장은 "누가 강서구민의 미래를, 비전을 제시하고 강서구민들을 행복한 삶으로 이끌 것이냐"고 물은 뒤 "지방행정 경험이 없고 강서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 나와 갑자기 구청장이 되는 것보다 구청장을 경험한 김태우 후보가 다시 당선돼 강서구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김태우 후보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선대위 회의를 위해 이날 충남 공주에서 상경한 정진석 위원장은 "솔직히 말하면 정 부의장과 나를 공동명예선대위원장에 위촉해 준 뜻은 아마 강서구에 충청 향우인들이 많이 살기 때문일 것"이라며 "놀라지 말라. 강서구는 충청 분들이 돈을 모아 충청향우회관을 한 채 구입해 가지고 있는 지역"이라고 충청 표심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서울 선거의 회오리바람 진원지가 바로 강서구였다"며 "나는 믿는다. 이제 선거가 다가올수록 강서구의 충청 향우들이 똘똘 뭉칠 거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돼야 한다는 절체절명 건곤일척 승부에 대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그 전초전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낙하산으로는 강서구 미래 없어"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방건설 대강당에서 열린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보궐선거대책위원회 위촉식에서 위촉장을 받은 뒤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캠프 상임고문으로는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위촉됐으며 이날 새롭게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도 합류했다. 안 의원과 나 전 원내대표는 중도층 소구력이 있는 인물로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나 전 원내대표의 경우에는 부친이 충청 출향민인 데다 강서구에 중·고등학교를 운영 중인 홍신학원 설립자로 지역과 인연이 각별하다는 후문이다.

나 전 원내대표는 "김태우 공익제보자가 없었다면 우리는 문재인 정권의 비리나 부도덕을 밝힐 수 없었다"며 "그런 면에서 우리 당은 김 후보에 대해 일종의 부채의식이 있다. 단순히 사면된 것으로 명예회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당선되는 것이 명예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강서구민들이 민주당을 심판해 주는 것이 결국 대한민국 정치를 건강하게 회복시켜 주는 첫걸음"이라며 "현명한 강서구민의 옳은 판단과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한다. 힘 있는 여당 구청장 김태우를 함께 꼭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는 그야말로 강서구민의 민생을 챙기고 책임질 행정가를 뽑는 선거"라며 "선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민생을 챙길 수 있는 준비된 구청장만이 국민의 삶을 챙길 수 있다"고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이재명 대표의 낙하산"이라고 규정한 뒤 "이재명 수호를 위해 강서구청장 선거를 이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즉시 그런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강서구민의 삶이 정쟁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고, 집권여당의 논스톱 총력 지원을 받는 힘 있는 후보, 구청장 경험이 생생히 살아있는 사람이 앞장서야 강서구의 민원이 해결될 수 있다"며 "빌라를 아파트로 만들겠다는 김태우 후보의 공약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여당이 뒷받침할 수 있도록 내가 앞장서 챙기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선대위는 첫 번째 김 후보 지원 방안으로 '고도제한 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강서구 내 구도심과 저층 주거지 재개발을 위해 시급한 현안인 동시에 집권여당의 뒷받침이 있어야 실현 가능한 사안이라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후보 역시 같은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실행력과 설득력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이날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 대표는 "강서구가 직면한 큰 문제는 고도제한인데, 16년 동안 민주당이 구청장을 맡으면서도 해결 못한 숙제"라며 "강서구가 오랫동안 개발되지 못하고 낙후된 모습에서 탈피해 빌라가 아파트로 될 수 있도록 고도제한 완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