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가 전역에 '셰셰(謝謝·고맙다는 뜻)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등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셰셰' 발언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신전대협)는 1일 이재명 대표의 모교인 중앙대를 비롯해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건국대 등 대학가에 '중화인민공화국의 화답문, 셰셰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고 밝혔다.
대자보에는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바꿔도 침묵으로 일관하심에 셰셰" "간첩죄 개정을 반대해 중국 간첩 활동의 숨통을 틔워주시는 노고에 셰셰" "중국 불법 어선이 우리 물고기를 몽땅 쓸어가는 걸 방조해주셔서 셰셰"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를 방관해 항행의 자유를 침해당해도,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의 앞길이 막혀도, 그저 셰셰를 외치는 대한민국의 큰 그릇에 셰셰"라고 비꼬는 내용이 담겼다.
신전대협 관계자는 "양안 문제를 방관하여 항해의 자유를 침해 받아도,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의 앞길이 막혀도, 그저 셰셰를 외치는 대한민국에 중국은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충남 유세에서 현 정부의 대(對)중국 외교를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가)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면서 두 손을 모아 쥐어 보였다. 또 "양안 문제에 우리가 왜 개입하나. 대만 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와 무슨 상관있나"라며 "우리는 우리 잘 살면 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후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이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미국 등 서방에 편향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평가됐다"면서 "이재명이 중국에 대한 윤석열의 부적절한 언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외교 악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중국을 대하는 굴종적 자세가 그대로 들어 있다"며 "종북, 중국 사대주의에 빠진 반국가 세력이 권력을 휘두르게 둘 수는 없다"고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어떤 것이 국격을 지키는 행동이고 어떤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행동이냐"면서 "그렇게 머리를 조아려 주면 국익이 좋아지는 게 있나. 무시해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