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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보수당, 14년 만에 정권 내줄 위기…수낵, 조기 총선 베팅


입력 2024.05.23 21:08 수정 2024.05.23 21:55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오는 7월 4일 총선을 실시한다고 전격 발표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영국이 오는 7월 4일 차기 정부를 결정하는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20%대 역대 최저 지지율로 고전하는 리시 수낵 총리가 경제 성과를 앞세워 '정치적 도박'을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연설을 통해 "영국이 미래를 선택할 순간"이라며 "7월 4일 총선을 치를 계획"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차기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을 요청했다.


영국 총선은 당초 10~11월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은 시장 선거가 치러진 11개 지역 중 단 1곳에서만 승리했고, 지방의회 의석은 절반 가까이 잃었다. 총선은 내년 1월 28일까지만 치러지면 되기 때문이다.


사실 조기 총선 카드는 수낵 총리에게 ‘정치적인 도박’이나 다름없다. 보수당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치솟았던 물가상승률 둔화와 경기침체 탈출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난민정책 대응 혼란, 국민보건서비스(NHS) 질 악화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첫 인도계이자 힌두교도,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 등 다양한 기록을 세운 수낵 총리의 비호감도가 70%에 머무르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수낵 총리가 승부수를 던진 것은 ‘늦을수록 불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플러스(0.6%)로 돌아섰다. 이날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2.3%로 영국 중앙은행(BOE) 목표치(2%)에 근접했다.


수낵 총리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보호를 여러분께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강한 안보와 반(反)이민정책을 내세웠다. 특히 수낵 내각은 보수당 내부와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르완다 난민이송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은 14년 만에 집권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소셜미디어(SNS)에 "이 나라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더 나은 미래와 공동체, 나라를 위한 변화의 기회"라고 썼다. 그는 "보수당 집권 14년을 거쳐 이제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 없는 것 같다"며 "혼란을 멈추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 재건을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앞서 2019년 12월 치러진 총선에서는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가 이끌었던 여권 보수당이 하원 650석 중 365석의 과반을 차지했다. 보수당은 2010년부터 데이비드 캐머런(2010~2016년), 테리사 메이(2016~2019년), 보리스 존슨(2019~2022년), 리즈 트러스(2022년), 수낵 총리(2022~2024년)까지 14년을 집권해왔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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