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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여파도 잠시…4대 금융그룹 분기 순익 5조 육박


입력 2024.06.26 06:00 수정 2024.06.26 06:00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2Q 4조6418억 추정…전년比 6%↑

홍콩H지수 반등에 충당금 환입 예상

기업대출 적극 늘려 NIM 하락 방어

충당금 '뚝'…대손비용도 감소할 듯

KB(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신한·우리·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각 사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2분기에만 5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실 배상 여파로부터 벗어나 양호한 대출 성장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1%(2652억원) 증가한 4조6418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 1분기 순이익(4조291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3.8%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개선세를 보이는 것이다.


지주사별로 살펴보면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익이 8545억원으로 28.1% 늘어나며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하나금융이 1조82억원으로 신한지주는 1조3217억원으로 각각 7.7%, 4.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만 1조4574억원으로 3.1%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B금융의 지난 1분기 순이익(1조632억원)이 홍콩H지수 ELS 배상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29.6%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KB금융만 유일하게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4대 금융지주 중 이익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규모 대출자산에 따른 견고한 이익 창출력을 자랑하는 모습이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들어 ELS 배상 관련 손실을 대규모로 반영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4대 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로 1조3234억원을 인식했다. 지주사별로는 ELS 최다 판매사인 KB금융이 8620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신한금융(2740억원) ▲하나금융(1799억원) ▲우리금융(75억원)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2분기에는 홍콩H지수의 반등으로 일정 수준의 충당금 환입이 예상된다. 홍콩H지수는 지난 1분기 말까지만 해도 5810선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후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달 20일(6964.99)에는 연고점을 형성하기도 했다. 현재는 647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해당 지수가 6500선을 사수할 경우 다음 달 이후부터 판매 은행들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무엇보다 양호한 대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호실적을 이끌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특히 은행들은 기업대출 위주의 성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65조222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3조9373억원이나 급증했다.


또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은 최근 두 달 동안에만 6조원 가까이 불어나기도 했다. 연말께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가정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출을 확보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금융지주들이 충당금 적립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만큼 예년보다 대손비용도 감소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충당금 적립액은 1조4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5월 은행의 대출 성장률이 양호하고, 2분기 NIM 하락 폭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며 "홍콩H지수 ELS 충당금 환입 발생 가능성 등도 감안할 경우 금융지주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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