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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반응하고 '당 도우미 되겠다'는 尹, 소통·겸손 대통령 거듭날까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4.06.04 07:00 수정 2024.06.04 14:06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정무비서관 유력 거론 이용 선택지에서 지우고

기자회견·국정브리핑·만찬 등 소통 행보 박차

"당의 호위무사"…'수평적 당정관계' 재편 의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주호영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요즘 윤석열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이 부쩍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4·10 총선 참패 후 "더 낮은 자세로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겠다"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를 하나씩 실천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정무수석실의 김명연 정무1비서관(국회·정당 담당), 정승연 정무2비서관(여야 의원 상대), 김장수 정무기획비서관은 지난달 24일부터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이용 전 의원도 정무비서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막판에 선택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선 "친윤 강경파 이 전 의원을 대통령실로 불러들일 경우 여당의 4·10 총선 참패 후 윤 대통령이 약속한 '국정 쇄신'과 어긋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여론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월 여당 의원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공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국정 브리핑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국민 앞에서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 만찬에서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 브리핑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는데, 곧바로 실천에 옮긴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주요 현안이 생길 때마다 국정 브리핑을 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는 총선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같은 달 24일엔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김치찌개·바비큐 만찬'을 하며 허심탄회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의 인선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총선 참패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적 당정관계'로 재편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난 2일 22대 국회 개원 후 처음으로 열린 고위 당(국민의힘)·정(부)·대(통령실) 협의회는 통상적으로 열리던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이 아닌 국회에서 열렸는데, 당이 정책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회 개최'는 당이 대통령실에 요청했다고 한다.


당·정·대는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정책 조율 기능 강화를 위해 '정책협의회'를 신설하기로 했는데, 국가통합인증마크(KC) 미인증 품목 직구 차단 논란 이후 윤 대통령이 정책 사전 검토 및 당정 협의를 포함한 국민 의견 수렴을 강화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22대 국회 개원 전 국민의힘 초선 당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을 더 예우하고 존중하겠다" "당이 대통령실의 하부기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엔 동의할 수 없고,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 "당의 도우미가 되겠다" 등의 발언을 하며 당에 힘을 싣기도 했다. 총선 참패 후 나름대로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평적 당정관계' 정립을 위해 진력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불통·오만 대통령'에서 '소통·겸손 대통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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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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