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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골의 프랑스 공화당, 80년 금기깨고 극우에 연대 제안


입력 2024.06.12 17:19 수정 2024.06.12 17:41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공화당 대표 "국민들, 이제 극우인지 아닌지 신경 안써"

에리크 시오티 프랑스 공화당 대표가 11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파리에 위치한 공화당 당사를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의 정통 우파정당인 공화당이 11일(현지시간) 오랜 금기를 깨고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에 연대를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에리크 시오티 공화당 대표는 “우리는 국민연합과 연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대다수 유권자가 원하는 것이다.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반대 목소리를 막자”고 말했다.


공화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 동안 샤를 드골,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여러 대통령을 배출하며 프랑스의 주류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의 주류 정당들은 그동안 극단 세력과 연대하는 것을 금기시했으나 최근 민족주의 바람이 불면서 이 같은 금기를 하나 둘 깨고 있다.


공화당이 극우 세력에 연대를 제안한 것 또한 프랑스 정치사에서 처음이다. 이는 지지율 급격히 떨어진 공화당이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단 6석을 얻는 데 그쳤던 공화당은 10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연합(34%)과 집권여당인 르네상스당(19%)에 크게 뒤진 지지율인 9%을 기록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국민연합 지지율은 30.1%로 집계 돼 집권당인 르네상스 지지율(15.0%)의 약 두 배를 기록했고, 지난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높은 지지율 34%을 기록해 다른 모든 정당을 압도했다. 시오티 대표는 “프랑스 국민들은 구매력 감소와 불안, 이민자 문제 등에 대한 답을 원하고 있다”며 “극우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화당 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공화당 소속 제라르 라셰 상원 의장은 “국민연합과 연대하려는 시오티 대표는 스스로 물러나라”고 경고했다. 필리페 고슬랭 공화당 하원의원은 “나와 내 동료 의원들은 국민연합과 최소한의 합의도 할 수 없다. 탈당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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