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센터에서 근무하다 보면 아이의 ‘정서 조절’, ‘분노 조절’을 문제로 방문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아이가 평소에는 화나 짜증도 잘 내지 않고 온화한 편인데, 어느 날 갑자기 울음을 쉽게 그치지 못하고 크게 울거나 물건을 던지면서 소리를 지르는 등 폭발적으로 감정을 표출한다는 식이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쉽게 달래지지 않으며, 마치 ‘지킬 앤 하이드’ 같은 아이의 모습에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지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다 분노조절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아이 마음 속에 화가 많았던 걸까?’, ‘이럴 때마다 부모가 다 받아주면 아이 버릇이 나빠지는 것은 아닐까?’ 등등의 궁금증과 걱정을 안고 센터에 방문하게 된다.
Why? 아이가 갑자기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① 먼저 스트레스 유발 요인 점검하기
가정이나 기관 등 아이의 주변 환경에 변화가 있는지, 혹은 가족이나 또래와의 관계에서 갈등이 있는지, 수면 부족이나 질병 등 신체적인 불편감이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뚜렷한 이유가 없다면 다음의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② 감정 표현 및 조절 능력의 부족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강도나 복잡성을 언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혹은 자신이 불편감을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때 이를 갑작스러운 화나 짜증으로 표출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조용하고 온화한 모습을 한 아이였다면, 감정을 다루는 것이 어려워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 또는 억압해오다 이것이 한계에 도달하여 분노를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③ 학습된 행동(모델링)
가정이나 기관 내에서 아이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타인(예. 부모, 교사, 친한 친구 등)의 감정 표현 방식을 자주 목격하고 이를 모방한 결과일 수도 있다.
④ 주의력 문제 및 충동성의 영향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와 같이 산만하거나 충동조절에 어려움이 있고 과잉행동적인 경향을 지닌 경우, 감정을 상황에 적절하게 조절하여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How to? 아이의 건강한 감정 표현을 돕는 방법은?
① 모델링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고 해소하는 과정을 ‘알려주고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빠/엄마는 지금 게임에서 져서 속상해. 이기고 있었는데 마지막 실수로 지다니 억울하고 분해!”라는 식으로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 적절한 표정과 몸짓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그리고 “잠시 찬물을 마시고 화 좀 삭히고 돌아올게”, “괜찮아. 이번엔 실수하지 말고 잘 해보자” 같은 혼잣말을 통해 감정을 추스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아이가 부모도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똑같이 느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해결하는지 일련의 과정을 학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② 부모가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라면?
아이에게 “아빠/엄마가 지금 좀 화가 났어.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라고 부모의 감정 상태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동요했던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아이에게 분노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심리 검사 및 상담을 통해 부모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스트레스 관리 및 감정 조절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다.
③ 아이가 충동 조절에 어려움이 있다면?
감정적으로 동요했을 때 이를 가라앉힐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을 가르쳐준다. 크게 심호흡 하기, 눈 감고 카운트다운 하기, 안정감을 주는 부드럽고 폭신한 인형이나 쿠션 끌어안기 등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해 되도록 구조화되고 규칙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자제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칭찬이나 보상을 해줌으로써 감정 조절 행동을 강화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④ 부모 또한 감정 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부모도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고 서투를 수 있다. 부모가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떠한 감정도 내비치지 않는다면,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들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고 혼란스러워지게 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를 잘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이의 정서 발달에 더 유익하다. 아이에게 “아빠/엄마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라고 솔직하게 말해줌으로써 공감과 지지를 표현하고, 감정카드나 감정을 주제로 한 동화책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함께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기나 플레이올라 원장 kina8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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