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수술에 암 투병 중 심정지
‘함께 사는 삶’ 가르치신 어머니
깊은 뜻 기리어 ‘안정숙 장학금’
“평생 남을 섬기며 살아오셨고, 봉사하며 살라고 가르치신 어머니셨습니다.”
방송인 조영구가 인생의 표본이었던 어머니를 여의었다. 조영구의 모친 안정숙 씨는 9일 향년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조영구는 1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허리 수술 후 원기 회복을 못 하고 계시다가 암도 발견되고 상황이 좋지 않았다. 쾌유를 위해 모든 가족이 노력했지만, 심정지가 오셨다. 평생 자식 키우고, 다른 분들 위해 봉사하시다가 자신은 돌보지 못하셨고, 자식인 제가 더욱 잘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애통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모든 자식에게 어머니는 특별한 존재지만, 제게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신 분이었다. 50년 넘게 평생 봉사활동에 앞장서셨고, 입버릇처럼 ‘내게 가장 기쁜 일은 영구 네가 좋은 일을 할 때다’ 말씀하셨다. 1년에 두 번씩 고향 충주에 경로잔치를 열고, 대를 이어 어르신이나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는 곳을 찾아 피자 봉사를 할 수 있었던 것 모두 어머니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다”라고 어머니를 추억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 안정숙 여사는 생전에, 1972년 새마을지도자를 시작으로 충주시자원봉사회 회장을 맡아 동분서주했다. 경로당과 장애인시설을 찾아 평소 드실 김치와 반찬을 만들어 드리고 갈비탕을 끓여 따뜻한 밥을 대접했고, 효도 여행 못 간 어르신들 여행 보내드리기에도 힘을 썼다. 일평생 봉사로 살아온 선대부인께서는 1991년 대통령 표창, 2008년에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조영구는 “사실 어머니의 ‘나누는 삶’ 뜻을 받들어 경로잔치를 확대해 고향에서 충주콘서트도 열고 장학재단, 장학사업 이런 거창한 이름을 떠나 어머니 이름으로 장학금을 만들어 공부에 뜻이 있으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나누려는 계획을 수년 전 세웠다. 살아계실 때 실천했으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 미뤘던 게 후회된다”면서 “이제라도 어머니 이름으로 ‘안정숙 장학금’을 만들어 내년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겠다. 그것이 어머니의 유지를 받드는 길일 것이다”라고 선의의 계획을 알렸다.
빈소는 1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2일 오전 6시 20분, 장지는 충청북도 충주시 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