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치고 낮은 차체에 세단 느낌
코너링에서도 쏠림 현상 거의 없는 안정감
HUD에 연동되는 티맵 인포테인먼트
가격은 울트라 트림 기준 7400만원
‘가장 지적인 진화’. 볼보가 브랜드 최초의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에 대해 이같이 소개하며 브랜드 역사상 가장 스마트한 모습으로 진화했다고 자신했다. 사실 수입차의 최대 약점으로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가 대표적으로 꼽히는데 볼보는 이런 편견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것이다.
수입차 브랜드가 까다로운 한국인의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XC60을 지난 8월2일부터 5일까지 3박4일간 시승해봤다.
XC60은 SUV치고 차체가 낮아 어느 각도에서 보면 세단 느낌이 났다. 전면부에서는 볼보의 라이팅 시그니처인 ‘토르의 망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날카로운 헤드라이트 모양이 날렵한 인상을 줬다. 3D형태의 아이언마크가 통합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인한 느낌이 났다. 전체적으로 선들이 복잡하지 않고 잘 정돈돼 있어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내부 디자인도 나무랄 데 없었다. 대시보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검은 세로줄이 나열된 우드패턴은 정갈했다. 특히 크리스탈 기어 노브가 고급스러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충전 포트와 컵홀더 부분이 커버로 닫아 안 보이게 할 수 있는 점도 세심하게 느껴졌다. 트렁크 용량도 기본 483ℓ에서 2열 폴딩 시 1410ℓ로 늘어나 넉넉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XC60은 올해(1월~9월) 누적기준 수입 SUV 판매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모델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글로벌 누적판매 200만대 이상이 판매될 수 있었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안정감 있는 주행 성능에 있을 듯 하다.
XC60은 낮은 무게 중심 덕분에 굽이치는 산속의 커브길에서도, 초보 운전자의 서툰 핸들링에도 쏠림 현상이 거의 없었다. 고속도로나 내리막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페달 반응성도 높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답답함 없이 부드럽게 나아갔다.
주행 중에 가장 편하고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티맵이 제공하는 주행 정보가 반영된다는 점이다. 초보 운전자라 시선 이동을 적게 할 수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자주 이용하는데 보통 수입차들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자체 내비게이션 정보만 연동되는 경우가 많아 아쉬운 적이 많았다.
볼보는 한국 시장을 위해 티맵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티맵, AI 플랫폼, 누구(NUGU), 사용자 취향 기반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을 통합한 형태로 개인 맞춤화된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리아’라고 부르면 ▲실내 온도, 열선 시트, 이오나이저 등 차량 제어 ▲날씨, 뉴스 등 정보 탐색 ▲취향 기반 음악 추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2024년식부터는 2.0 업데이트를 통해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기반으로 실시간 신호등 정보, 3D 지도 등 고도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농담해줘’, ‘길 얼마나 막혀?’ 등과 같은 요청도 척척 수행해 편했다.
다만 작은 오점이라면 너무 스마트한 탓(?)에 물리버튼이 적다는 점이다. 조명을 킬 때나 파노라마 선루프를 작동시킬 때도 터치식이라 정확힌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아 답답함이 있었다. 또한 디스플레이 크기도 12.3인치로 다소 작게 느껴졌다.
실제 연비는 273km 기준으로 13.5㎞/ℓ가 나왔다. 제원상 복합연비 9.9㎞/ℓ보다 훨씬 준수하게 나왔다.
파워트레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 및 마일드 하이브리드(B5·B6) 등 3가지 파워트레인과 8단 자동변속기,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 조합으로 출시된다. 시승 차량은 이중 B6 마일드 하이브리드이며 울트라 트림(최상위 트림)으로 가격은 7400만원이다.
▲타깃
-네비게이션 없으면 길 잃는 ‘길치’인 당신
-한국인 입맛에 맞는 수입 SUV를 찾는다면
▲주의할 점
-물리버튼이 편한 아날로그 선호자에겐 불편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