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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韓 증시에 밸류업 ETF ‘휘청’…톱2 운용사는 OK?


입력 2024.11.15 07:00 수정 2024.11.15 07:00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트럼프 포비아’ 변동폭 확대…시장 냉각에 ‘마이너스’ 수익률

동일 지수에 차별성 부재…대형사 저보수·접근성에 매력도↑

미래·삼성, 평균 순자산·거래대금 압도적 우위…3위와 격차

삼성자산운용 사옥(왼쪽)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옥 전경. ⓒ각사

국내 증시가 ‘트럼프 포비아(트럼프 공포증)’에 의해 폭락하는 등 부진이 심화되자 정부 주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으로 야심차게 출발했던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성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 ETF 시장의 양대산맥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양사가 업계 내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밸류업 ETF의 수익률과 보수가 우위를 나타내는 만큼 안정성과 신뢰성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향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ETF가 시장에 등장한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밸류업 코리아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TF 12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6%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선전한 ETF는 -4.06%를 기록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코리아밸류업’이다. 하지만 12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밸류업 ETF의 동반 부진이 부각된다.


앞서 국내 자산운용사 12곳은 지난 4일 ‘밸류업 코리아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TF 12종목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출시했다.


밸류업 ETF가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격 가동으로 시장에 등장한 만큼 성과에 이목이 집중됐으나 최근 미국 대선 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낙폭이 과도하게 나타나자 처참한 성적을 보이는 실정이다.


특히 이달 5일 대선이 종료된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가 심화된 탓에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500선, 700선이 붕괴돼 마이너스 성적표를 피할 수 없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장기적 측면에서 밸류업 ETF의 투자 수혜를 챙기려는 투자자들은 대형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택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밸류업 ETF들이 일제히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해 차별성이 없는 만큼 접근성이 좋은 대형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낮은 운용 보수가 매력도를 높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밸류업 ETF 중 가장 낮은 운용 보수인 0.008%를,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뒤를 이어 0.009%의 보수를 내세웠다. 양사의 운용 보수가 낮아 이들 ETF에 우선적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밸류업’ 평균 순자산총액은 상장 이후 13일까지 2135억원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밸류업’은 1942억원을 기록하며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3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코리아밸류업’(318억원)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높은 셈이다.


특히 미래에셋·삼성자산운용의 밸류업 ETF 2종목 평균 순자산총액을 합산하면 4077억원 규모로 나머지 10종목의 평균 순자산총액을 합친 수준(1594억원)보다 2.5배 이상 높다.


양사는 평균 거래대금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같은 기간 ‘TIGER 코리아밸류업’과 ‘KODEX 코리아밸류업’의 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580억원, 286억원을 기록했다. 79억원으로 3위에 오른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코리아밸류업’을 3.5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TIGER 코리아밸류업’과 ‘KODEX 코리아밸류업’의 합산 평균 거래대금은 866억원인데 이는 나머지 10종목의 합산 규모인 240억원과 무려 3.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처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밸류업 ETF 성과가 부각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보다 두 상품에 쏠릴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동일 지수를 추종해 구성종목 비중이 같은 만큼 밸류업 ETF가 출시되기 전부터 ‘대형사 쏠림’을 우려한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며 “총보수나 회사·상장 규모가 투자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대형사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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