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역전 3루타! 박성한 포효가 살려낸 경우의 수…4강행 티켓은?

박성한 ⓒ 뉴시스

8회 극적인 2타점 3루타를 뽑고 포효한 박성한이 한국 야구대표팀을 벼랑 끝에서 건져 올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대만 타이베이 텐무구장에서 펼쳐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회초까지 0-6으로 끌려가다 6회말과 8회말 각각 4점과 5점을 올려 9-6 역전승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투수 프랑클린 킬로메의 호투에 5회까지 1안타로 묶였던 대표팀 타선은 그가 내려간 뒤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결국 뒤집었다.

국제무대에서 자주 보기 어려운 극적인 대역전승이다.

역시 약속의 8회였다. 야구대표팀은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5 프리미어12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둔 국제대회에서 8회에 승리를 불러오는 득점을 올렸다. 이번 도미니카공화국전도 그랬다.

짜릿한 역전승을 불러온 주인공은 박성한. 5-6 끌려가던 8회말 2사 1,3루에서 박성한이 타석에 들어섰다. 프리미어12에서 타격감이 좋은 타자 중 하나다.

풀카운트 접전을 펼치던 박성한은 도미니카 마무리 카스티요의 떨어지는 공을 받아쳐 우중간 가르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터뜨렸다. 그 사이 3루 주자 이주형, 2루 주자 송성문이 홈을 밟아 7-6 역전에 성공했다. 3루까지 내달린 박성한은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했다.

극적인 역전으로 불이 붙은 타선은 이후 최원준-홍창기 적시타까지 거푸 터지면서 9-6으로 달아났고, 9회에도 등판한 박영현이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안겼다.

ⓒ 뉴시스

박성한의 극적인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은 대표팀은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4강) 진출을 향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첫 경기에서 대만에 지고 쿠바를 꺾은 뒤 한일전에서 패배한 한국은 이날 극적인 승리로 2승2패를 기록했다. 같은 날 일본이 대만을 3-1로 제압하고 3승으로 단독 1위에 올랐고, 대만은 2승1패로 2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3위다. 조 1,2위만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데 현재로서는 일본-대만이 유력하다.

박성한의 포효가 살려낸 경우의 수는 있다. 최강 전력을 입증한 일본이 사실상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한 상태. 남은 한 장의 티켓을 두고 대만(2승1패), 한국, 호주(1승2패), 쿠바(1승2패)가 다투는 구도다.

가장 유리한 팀은 역시 대만이다. 대만은 남은 호주(17일), 쿠바(18일)와의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자력으로 최소 2위를 확보한다. 반면 한국은 18일 호주를 꺾고, 대만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져야 슈퍼라운드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대만은 17일 호주와 격돌한다. 이 경기에서 대만이 이기면 한국의 4강행 불씨는 꺼진다. 호주는 이날 한국에 패한 쿠바에 3-4로 패한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호주가 대만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패한다고 해도 대만이 다음 경기에서 쿠바를 누르면 4강행 티켓의 주인이 된다.

박성한이 벼랑 끝에서 팀을 건져 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4강까지는 여전히 험난하다.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두고도 활짝 웃기 어려운 것은 역시 대만전 패배 탓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