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어 파이널 끝으로 올해 일정 마무리, 3년 만에 우승 실패
꿈에 그리던 파리올림픽 금메달, 우승 이후 작심발언으로 파장
대표팀서 새로운 지도자 맞이할 전망, 김택규 회장 연임 도전은 변수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간판 안세영(삼성생명)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안세영은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해 마지막 대회였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왕중왕전' 격인 월드투어 파이널에 나섰던 안세영은 지난 14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에 0-2(17-21 14-21)로 패했다.
안세영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월드투어 파이널 정상 탈환에 도전했지만 왕즈이에 덜미를 잡히며 결승 진출에 실패, 아쉽게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다.
안세영의 올 시즌은 파란만장했다.
그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특유의 정신력으로 부상을 이겨내고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기쁨도 잠시,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우승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작심발언을 쏟아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나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 준 대표팀에 많은 실망을 했다”며 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등 아쉬움을 지적했다.
안세영 발언의 파장은 컸다. 대한체육회는 곧장 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안을 면밀히 살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배드민턴 협회를 사무 검사해 김택규 협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작심발언 이후 국내외 대회에 모두 불참했던 안세영은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두 달 만에 복귀전을 치르며 다시 세계 최강의 위용을 뽐냈다.
이어 10월에는 올림픽 후 첫 국제대회였던 덴마크오픈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대회 기간 파리올림픽에서 함께 헸던 김학균 감독과 불편한 기류가 감지돼 여전한 갈등이 있음을 암시했다.
11월 중국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2년 연속 BWF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품에 안으며 다시 영광의 시간을 만끽했다. 다만 기세를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이어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여곡절 끝에 한 해를 마무리한 안세영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내년을 준비한다.
내년에는 안세영이 오롯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불편한 기류를 보였던 김학균 감독과 동행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김학균 감독을 재임용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김 감독이 반발했지만 현재로서는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세영과 갈등설이 있었던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연임 도전에 나선 것은 변수다. 김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해임 권고에도 불구하고 재선 도전을 선언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만약 김택규 회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협회의 부조리를 폭로했던 안세영과는 다시 껄끄러운 동행이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