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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내년 사업계획 전면 수정할 판"…우원식 "주요국 특사파견 등 대응"


입력 2024.12.17 12:24 수정 2024.12.17 13:4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손경식 "계엄‧탄핵 사태로 기업 환경 악화…상법 개정 등 신중"

최태원 "초당적 협력으로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 통과시켜 달라"

우원식 "美‧日‧中‧EU에 국회 차원 특사단 파견 준비"

쟁점 법안 관련 "우려 해소방안 찾아보겠다" 원론적 답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4단체 비상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기업들의 대외 불확실성이 극도로 악화됐다는 재계의 호소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특사를 파견해 불확실성 해소와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재계에서 요구해 온 반도체특별법 제정이나, 재계가 반대를 표했던 상법 개정, 정년 연장 등의 이슈는 국회 차원에서 해법을 찾고 해결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경제계 비상 간담회’를 열었다.


우 의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탄핵소추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치계와 경제계가 차분하고 기민하게 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여·야·정과 해법 모색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는 민생을 살리기 위한 재정 투입에 발 벗고 나서주고 여야와 경제계의 논의 테이블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4단체 비상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제단체장들은 인사말을 통해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조속한 민생 안정 입법을 당부했다. 특히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법안의 경우에는 신중하게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손경식 회장은 “계엄에서 탄핵으로 이어진 최근의 정치적 혼란은 내수는 물론, 외환, 금융시장까지 전방위적으로 불안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될 정도로 위축돼 있다”면서 “국회가 경제살리기를 위한 입법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인들이 정부와 국회를 믿고 안정적인 투자와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장께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손 회장은 또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 근로시간 규제 완화를 위한 입법을 추진해 주신다면 기업들이 큰 힘을 얻을 것”이라며 “기업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같은 사안들은 국회에서 좀 더 신중한 검토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태원 회장은 “여야 모두 민생 안정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 초당적 협력을 통해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 통과를 시켜달라”며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기문 회장은 “민생법안이나 세법 개정안 등은 여야간 이견이 없는 게 많다”며 “임시 투자 세액 공제 연장이나 전통시장 카드 사용액 소득공제율 상향 등을 통과시켜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윤진식 회장도 “지금 어려운 때니 기업에 힘을 주는 입법은 적극 추진하고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사안은 당분간 신중해달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데 대미 친선 의원 외교도 해달라”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왼쪽부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 우원식 국회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4단체 비상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경제단체장들은 현 시국 관련한 불확실성과 대외신인도 악화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우 의장에게 불확실성 해소와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의회 차원의 외교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또, 2025년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충실한 준비와 대비 위한 국회 차원 지원과 협력이 절실하다는 주문과 환율 변동성과 트럼프 출범 이후 관세 이슈 우려 해소에 나서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박태서 의장 공보수석이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에 우 의장은 “미국과 일본, 중국, EU(유럽연합) 중심으로 국회 차원의 특사단 파견을 검토 준비 중”이라며 “경제단체장들이 우려를 제기한 이슈를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경제단체장들은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반도체특별법, 상법 개정안, 정년연장 등 쟁점 법안과 관련된 의견을 재차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우 의장은 “경제단체들의 우려와 인식에 공감한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보고 해결을 도울 길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다만 우 의장의 답변은 원론적인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법안 통과 여부나 전면 수정 등) 깊이 있는 해법을 논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박 공보수석은 부연했다.


우 의장은 “쟁점 법안이나 재계가 가진 우려와 관련해 국회가 기존에 제시한 사회적 틀이 있는데, 그 틀 안에서 본격적 논의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경제단체장들도 이에 동의했다고 박 공보수석은 전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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