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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공세에 영화의 생존전략…광활한 로케이션으로 완성한 영상미 [D:영화 뷰]


입력 2024.12.26 10:39 수정 2024.12.26 10:4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하얼빈' 100만 돌파

OTT 플랫폼의 공격적인 확장과 그에 따른 영화 시장의 변화 속에서 극장 영화는 본질적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 노력은 '하얼빈'과 '보고타: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에서도 이뤄졌다.'하얼빈'과 '보고타'는 CG를 최소화하고 로케이션을 적극 활용하는 등 극장 영화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 경험을 강조했다.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은 독립투사 안중근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과정에서 한국을 포함, 몽골과 라트비아에서 약 6개월간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또한 블루 스크린과 CG에 의존하지 않는 리얼리티를 추구했다. 특히, 한국영화 최초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사용되는 최첨단 카메라 장비로 촬영해 아이맥스 스크린에서도 최적화된 영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완성도를 더했다.


우 감독은 "독립투사의 이야기를 블루 스크린 앞에서 찍을 수 없다"며 역사적 사실과 인물의 서사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CG를 최소화하고 실제 배경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OTT 영화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고민하면서 이 영화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하얼빈'의 몽골의 황량한 들판과 라트비아의 고풍스러운 도시 풍경은 안중근의 내면적 고뇌와 역사의 무게를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이는 관객들에게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했다.


김성제 감독의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 분)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분), 박병장(권해효 분)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보고타'는 보고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며 현지의 생생한 풍경과 분위기를 극장 스크린에 담아냈다. 감독은 세트 촬영을 최소화하고 로케이션 촬영을 추구, 관객들에게 현장의 리얼리티를 전하고자 했다. 영화는 콜롬비아의 이국적이고도 거친 풍광을 담아내며, 캐릭터의 정체성과 영화의 주제를 강화하며 관객들을 보고타의 한복판으로 데려간다.


김 감독은 "콜롬비아의 리얼리티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공간적 배경이 영화의 서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도록 연출했다고 밝혔다.


하얼빈’과 ‘보고타’는 로케이션이 단순히 배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스토리와 캐릭터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OTT 콘텐츠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작용한다. OTT 플랫폼의 작은 화면에서는 이러한 영상미가 충분히 표현되지 않거나, 관객들이 이를 온전히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극장 스크린은 시각적 디테일과 장면의 스케일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아이맥스와 같은 대형 스크린은 로케이션에서 포착한 풍경과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을 더 생생하게 전달하며, 관객들이 단순히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는 극장의 어두운 환경, 고품질 사운드 시스템과 결합되어 더욱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낸다. 두 작품이 보여준 로케이션 활용 전략은 극장 영화가 OTT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방법을 다시 보여줬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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