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예금 이자 평균 2%대
저축해도 기대 수익 하락 불가피
소비자들 “한도 상향 의미 없어”
국내 5대 은행의 예금 금리가 평균 2%대로 내려 앉았다. 새해 들어 기준금리도 본격적인 인하 기조에 들어서면서 올해 예금 금리는 당분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안정적인 이자를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울상인 가운데 지난해 상향된 예금자보호한도의 효용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기본 금리는 평균 2.64%로 집계됐다. 우대 금리 등을 적용한 최고 금리는 평균 3.20%로 작년 초만 해도 3%대 후반의 이율을 제공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하락한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연 3.20%로 이들 은행 중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과 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2.60%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2.40%에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예금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부터 기준금리가 본격적인 인하 기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3.25%인 기준금리를 3.00%로 0.25%포인트(p) 내렸다. 지난해 10월 금통위에서 38개월동안의 긴축기조를 끝낸 것에 이어 두 번 연속 경기 부양에 힘을 실은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질 전망으로 이에 따라 은행권의 예금 금리도 우하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에 따라 새로운 저축 포트폴리오를 짜려했던 소비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예금금리가 줄줄이 인하하면서 새로운 저축 계획을 세우기 좋지 않은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단행된 예금자보호한도 상향도 무색해질 것으로 보인다. 예금자보호한도는 지난달 국회에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23년 만에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향상됐다. 예금자들이 더 이상 보호한도에 맞춰 여러 통장으로 돈을 나눠서 예치하는 불편함은 사라지게 됐지만 낮아지는 예금금리로 제도 개선이 빛을 바랄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는 만큼 수신 금리는 올해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고객들이 금융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게 은행권에서도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