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전시 규모·관람객 전망…AI 외 양자 컴퓨팅·에너지 전환 관심
인텔·구글·퀄컴 '빅테크' 위용 과시…다채로운 기술 향연 기대감
삼성·SK·LG...한 발 앞선 AI·반도체·모빌리티 기술 뽐내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가 오는 7일(현지시간) 개막한다. 과거 소비자 가전 위주로 주목을 받았던 산업 트렌드는 인공지능·모빌리티·확장현실(XR) 등으로 확장되면서 다채로운 첨단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 서고 있다. 기술 혁신 트렌드가 총집결하는 ‘CES 2025’를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주]
인류의 진보를 이끌 미래 기술을 예측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160개국에서 약 4500개 기업이 한 자리에 모인다. 지난해(150개국·4300여개) 보다 늘어난 수치로 최대 규모의 장(長)이 될 전망이다.
삼성·SK·LG 등 주요 국내 대기업그룹도 현장을 찾아 인공지능·모빌리티·확장현실 등 다양한 첨단 기술과 이를 적용한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한다. 엔비디아, 구글, 델타, 퀄컴 등 글로벌 기업 역시 최신 트렌드를 선보일 예정으로,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기술 경쟁은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구글·퀄컴 '빅테크' 위용 과시…다채로운 기술 향연 기대감
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일원에서 열리는 ‘CES 2025’에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업체로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올해 행사는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CES는 스페인 MWC, 독일 IFA와 함께 세계 3대 ICT 전시회로 손꼽힌다. 올해 슬로건은 'Connect. Solve. Discover. DIVE IN(몰입)'으로 기술을 통해 연결(Connect)하고 문제를 해결(Solve)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Discover)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각 기업들은 AI를 기반으로 한층 진화된 생태계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에는 생성형 AI의 가능성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로보틱스, 모빌리티,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 뷰티테크 등 전 사업 분야를 관통하는 실제적인 AI 기술을 공유하는 장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빅테크들은 나란히 AI 제품으로 중무장했다. 인텔은 'AI Inside for a New Era'를 주제로 차세대 AI PC 기술을 선보이고 AI가 내장된 인텔의 차세대 아키텍처도 공개할 예정이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플랫폼 중심의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모빌리티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5년 만에 CES에 참가하는 토요타는 이 기간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완전한 스마트시티인 '우븐 시티(Woven City)'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 도시에서는 AI,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홈 등 차세대 기술을 현실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개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혼다는 고효율 배터리 기술로 개선된 전기차를, 벤츠는 AI 에이전트(비서)가 탑재된 전기차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헬스에서는 AI와 뉴로테크(신경과학 기술) 분야가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론, 스페인 인브레인 뉴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참여해 관련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새 화두로 추가된 에너지 전환, 양자 컴퓨팅 기술이 주목을 끌 전망이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을 이용해 슈퍼컴퓨터가 수백 년에 걸쳐 계산할 연산을 수초 만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기존 컴퓨터 보다 30조 배 이상의 뛰어난 연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글은 10셉틸리언(septillion·10자)년 걸리는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처리하는 양자 칩 '윌로우'를 작년 12월 공개한 바 있다.
빅테크 중심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양자 컴퓨터 시장 규모는 작년 10억9834만 달러에서 10년 뒤인 2034년 162억2310만 달러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 CTA는 '퀀텀 월드 콩그레스'와 협력해 양자 기술의 비즈니스 기회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볼보·델타·파나소닉 CEO 기조연설…AI·에너지 대변혁 예고
CES 행사의 꽃이자 행사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조연설(키노트·Keynote)을 맡은 글로벌 인사들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올해에는 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기조연설자로 낙점된 것이 눈에 띈다. 엔비디아는 GPU(그래픽처리장치) 및 AI 개발 플랫폼 '쿠다(CUDA)'를 통해 명실상부 AI칩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가 CES 기조 연설에 나서는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으로, 당시 그는 AI 컴퓨팅과 클라우드, 딥러닝의 미래 전망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챗GPT로 촉발된 AI 시대를 맞아 젠슨 황 CEO가 AI 가속기 블랙웰, PC용 GPU RTX50 시리즈를 비롯해 새로운 AI 기술 로드맵을 새롭게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엔비디아는 반도체 뿐 아니라 바이오, 로봇, 자율주행, 전장 등에 수천 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최근엔 올 상반기를 목표로 엔비디아가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형 컴퓨터 '젯슨 토르'(Jetson Thor)를 출시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미 항공사 델타의 에드 바스티안 CEO도 기술 기반의 항공 산업 혁신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기조연설은 2020년 이후 두 번째다.
에너지 전환에 초점을 둔 연설도 마련된다. 볼보의 마틴 룬드스테드 CEO는 화석 연료 없는 운송 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볼보 그룹은 전기 배터리, 수소 연료 전지, 재생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이라는 접근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기술 구현에 노력해왔다.
파나소닉 홀딩스도 유키 쿠미 CEO가 나서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개인의 안전을 증진시키는 기술에 초점을 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소개할 예정이다.
삼성·SK·LG...한 발 앞선 AI·반도체·모빌리티 기술 뽐낸다
국내 대표 기업들도 미국에 총출동해 코리아 파워를 과시한다.
먼저 글로벌 최대 가전 기업인 삼성전자는 행사 개막 전날인 6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갖고 '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을 주제로 '홈 AI' 전략을 공개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대표 연사로 나선다.
이 기간 'AI 홈'이 탑재된 스크린 가전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AI 홈'은 제품에 탑재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싱스(SmartThings)에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모니터링∙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AI 홈'이 탑재된 스크린 가전 사용자는 집안의 연결된 가전을 한눈에 보여주는 '맵 뷰(Map view)'를 통해 연결된 가전의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다. 향후에는 각 제품별 모드 변경, 온도 설정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구글과 공동 개발한 3D 오디오 기술 'Eclipsa Audio(이클립사 오디오)'를 탑재한 TV를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이클립사 오디오는 IAMF(Immersive Audio Model and Formats)기술을 기반으로 소리의 위치와 강도, 공간 반사음 등의 음향 데이터를 디바이스 환경에 맞게 최적화해 3차원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감 있는 사운드 경험을 구현한다.
이밖에 '가정용 히트펌프 EHS' 제품를 공개하고 미국 공조 시장 공략 계획도 설명할 전망이다. 여기에도 7형 터치스크린 기반 'AI 홈'이 탑재돼있다.
LG전자도 AI와 혁신 기술을 중심으로 한 CES 출격 채비를 마쳤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Life’s Good 24/7 with Affectionate Intelligence)'을 주제로 한 LG 월드 프리미어를 갖고 AI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자사가 지향하는 AI 기술에 걸맞은 다양한 신기술·제품 공개를 예고했다.
먼저 LG만의 새로운 디자인, 고객과 공감하는 AI기술을 적용한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LG SIGNATURE)’ 냉장고·식기세척기 신제품을 CES에서 공개한다. 주방에서도 세련미와 편의성으로 업그레이드한 초프리미엄 가전이 제공하는 격조 높은 고객경험을 이어간다.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프로젝터 2종도 선보인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널리 쓰이는 ‘플로어 스탠드 무드등’에서 영감을 받은 신개념 프로젝터(PF600U)는 하나의 제품이 ▲프로젝터 ▲인테리어 조명 ▲고음질 블루투스 스피커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모빌리티 영역도 확장한다. 미국 AI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Ambarella)와 협력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킨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솔루션은 하나의 칩에 시스템을 통합해 효율적인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
전자 부품 계열사 LG이노텍은 500만 화소급 RGB(Red, Green, Blue)-IR(Infrared, 적외선) 겸용 센서를 장착한 ‘차량용 RGB-IR 고성능 인캐빈(In-Cabin, 실내용) 카메라 모듈을 선보인다.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은 차량 실내에 탑재되는 부품으로, 룸미러, 보조석 상단 등 다양한 위치에 장착이 가능하다. 졸음운전, 전방주시 등 운전자의 상태를 감지하거나, 보조석 및 2열 탑승자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등 차량 내부 인원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SK는 공동 전시관을 운영한다. SK텔레콤·SKC·SK엔무브·SK하이닉스 등 SK 관계사들은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다(Innovative AI, Sustainable Tomorrow)를 주제로 AI 서비스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전시관은 SK그룹이 보유한 AI인프라와 서비스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빛의 파도 형태로 구성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작년 11월에 개발을 공식화한 5세대 HBM(HBM3E) 16단 제품 샘플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고용량, 고성능 기업용 SSD(eSSD, enterprise SSD) 제품도 전시한다. 여기에는 자회사인 솔리다임(Solidigm)이 작년 11월 개발한 'D5-P5336' 122TB(테라바이트) 제품도 포함된다. 이 제품은 현존 최대 용량에 높은 전력, 공간 효율성까지 갖춰 AI 데이터센터 고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외에 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유일하게 참여해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인다.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휴먼 테크'를 앞세워 색다른 이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독일 ZEISS(자이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인테리어 라이팅 시스템, 뇌파 기반의 운전자 부주의 케어 시스템 등의 기술도 선보인다.
다양한 연사들과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CES 2025'는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전시공간을 최대 크기인 24만㎡로 확대했다. 차세대 첨단기술 및 신제품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걸음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역대 최대 수준인 약 14만명의 글로벌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