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테슬라·혼다 등 온라인 판매 방식 도입
인건비·유통비·관리비 절감, 고객 편의성 증대
직접 대면 방식 선호와 노동조합 문제 등 과제
자동차 산업이 디지털화되면서 온라인 판매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아마존 플랫폼에서 차량 구매 서비스를 선보였고, 테슬라, 혼다, BMW 등도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며 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온라인 구매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측면에서 제조사에 이점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는 투명한 가격과 간편한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 다만, 아직 높은 소비자들의 시운전 선호와 노동조합 이슈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들이 온라인 판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최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양사는 아마존 내 오토스 코너에서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마존에서 완성차를 판매하는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2020년대 말까지 이런 온라인 플랫폼 매출이 미국 전체 판매의 30%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 판매에 대해 “자동차 구매에 걸리는 시간을 15분 정도로 단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2021년부터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자동차 제조사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2019년부터 전통적인 오프라인 딜러망을 활용하지 않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차량을 주문·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테슬라의 성공적인 사례로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온라인 판매를 적극 도입하게 됐다.
혼다코리아는 2023년 4월 자동차 온라인 판매 비즈니스로 본격 전환하며 ‘혼다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였다. 혼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승신청, 견적 산출, 계약 및 결제 등 구매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100%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국내 판매 모델을 정찰제로 구매 가능하다.
폴스타는 100%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BMW그룹코리아는 2020년부터 특별 한정 모델과 전기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제조사들이 온라인 구매 방식을 도입하는 데에는 기술적 발전, 비용 절감과 고객 편의성 증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자동차 산업이 디지털화되면서, 제조사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데이터를 수집·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더 잘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인건비, 유통비, 관리비 등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자동차 판매는 영업사원 등 대규모의 인력이 필요로 하지만 온라인 판매는 이런 인력을 줄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과 달리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과 딜러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유통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고객은 더욱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고객은 온라인으로 차량 정보를 검색하고, 사양을 비교하며, 주문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구매 과정을 단순화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현대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꼽힌다. 중간 마진이나 협상 과정을 제거해 명확하고 투명한 가격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의 신뢰도 높일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이런 이점을 바탕으로 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장이 점차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1980~1990년대만 해도 엔진의 퍼포먼스나 성능 같은 것들이 제조사별로 차이가 크다 보니 시승의 수요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자동차의 주행성능은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되고 그 다음 평가기준인 인포테인먼트나 디자인 등은 온라인 판매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차량 구매 과정을 완전히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소비자의 직접 대면 방식 선호와 노동조합 문제 등으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딜로이트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구매 경험에 필요한 과정으로 ‘구매 전 차량을 시운전해봐야 한다’를 고른 응답자가 7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접 딜러를 만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31%에 불과했다.
자동차 온라인판매는 노조와의 합의도 필요하다. 실제로 현대차가 캐스퍼 100% 온라인 판매 방식 도입 시 노조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 교수는 “노조는 온라인 판매를 늘릴수록 본인들이 핸들링할 수 있는 차량의 수와 함께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 대리점 영업망을 통해 판매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현재 이런 부분이 기업이 온라인 판매로 100% 전환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