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임시 주총서 사업 양도 및 양수 안건 처리 예정
양수 예정 일자 1월31일…잔금은 2월28일 완료 계획
효성화학, 회사 부채비율 100%대로 낮출 방침
효성티앤씨, 기존 사업 시너지·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 기대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를 인수하며 글로벌 NF3(삼불화질소) 시장에서 입지 강화에 나선다. 이번 인수로 효성티앤씨는 섬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특화 소재 시장에 진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경영 리스크를 분산시킬 방침이다.
효성화학도 이번 매각으로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추가적인 투자 여력을 확보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 부문 인수 관련 잔금을 오는 31일(3220억원), 내달 28일(4600억원) 나눠서 납입할 예정이다.
앞서 효성티앤씨는 지난달 12일 효성화학으로부터 특수가스사업 영업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인수가는 9200억원이며 계약금 1380억원은 지난해 12월19일에 지불됐다. 효성티앤씨는 확보한 매출채권 등 유동자산을 활용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효성화학과 효성티앤씨는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특수가스 사업 양도 및 양수 안건을 각각 처리할 예정이다. 글로벌 1위 의결권 자문사인 ISS 등에서도 찬성의견을 밝혀 주총에서 가결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양수 예정 일자는 기존 알려진대로 1월31일이다. 다만 금융권 사정으로 인수금융 등 일정이 기존보다 늦어지면서 잔금 납입 일정은 2월 말까지 늦춰졌다.
효성티앤씨의 사업부문은 섬유와 무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중 NF3가스 제조 및 판매는 무역 부문에 속해있다. 임시 주총에서 인수 안건이 의결되면 자회사(가칭 효성네오켐)를 설립해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수가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및 공정에 특화된 원료로, 공정 내 대체 원재료가 부재해 전방 수요산업과의 성과 연계성이 높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률이 기대되는 소재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타진했다. 효성화학은 조 단위로 투자한 베트남 공장의 정상화가 지연되고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되면서 재무 위기에 처해있다. 효성화학은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9779.3%까지 치솟았다.
효성화학은 당초 스틱인베스트먼트 및 IMM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특수가스 사업을 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인수가 관련 이견으로 협상이 불발돼 효성티앤씨로 인수 주체가 바뀌게 됐다.
효성화학은 이번 매각을 통해 회사 부채비율을 대폭 낮춰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건종 효성화학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2025년도 화학산업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상반기 중 부채비율을 100%대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투입한다. 효성티앤씨와 협력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관련 기술은 이미 개발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9개 제품에 투자해 2027년부터는 집중적인 매출 증가가 있을 것으로 봤다.
효성티앤씨로서도 나쁘지 않은 얘기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사업 ‘NF3가스 제조 및 판매’와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성티앤씨의 기존 특수가스 사업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티앤씨는 2016년부터 중국 취저우에서 NF3를 생산해왔으며 한 차례 증설로 연산 35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문의 NF3 생산능력(8000t)이 더해진다면 연산 총 1만1500t의 NF3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돼 글로벌 2위 NF3 공급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
또한, 경영환경 리스크를 분산시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 효성티앤씨가 주력하는 섬유 부문의 스판덱스 사업은 글로벌 업계 1위로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지만 업황 변화에 민감해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특수가스 사업은 최근 3년간 평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565억원을 달성하고 있는 우량 사업이며 반도체 산업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특수가스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NF3 글로벌 시장은 2029년까지 연 평균 12.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티앤씨는 현재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NF3 사업의 비중을 2029년까지 약 50% 수준으로 낮추면서, 신제품 개발 등 투자를 통해 약 20여 종에 이르는 특수가스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익 구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