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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은 특급인데…” 다저스행 사사키, 내구성은 진짜 물음표


입력 2025.01.18 15:35 수정 2025.01.18 15:3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사사키 로키 ⓒ FOX SNS

일본인 ‘파이어볼러’ 사사키 로키(24)가 LA 다저스를 선택했다.


사사키는 18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무척 어려운 결정이었다. 야구 생활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입단 기자회견 때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사사키가 받기로 한 계약금은 650만 달러(약 95억원) 수준이다. 지바 롯데 구단은 25%인 162만500 달러(약 24억원)를 보상금으로 받는다.


‘특급 국제 유망주’로 분류되는 사사키에 대해 그동안 시장에서 책정한 몸값과는 차이가 너무나도 크다. 지난달 11일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선언한 사사키의 현 신분 때문이다. 사사키는 만 25세 미만으로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 ‘국제 아마추어’ 자격으로 마이너리그 계약만 가능하다.


2년 뒤 FA 신분으로 빅리그에 문을 두드렸다면, 지난해 다저스와 계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4740억원) 수준의 몸값을 받을 수 있었는데 사사키는 돈 보다 더 빠른 빅리그 도전을 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 동안 최저연봉 수준의 대우만 받고, 6년을 뛰어야 FA 권리를 얻는다. 지난 2017년 오타니 쇼헤이(30)가 빅리그에 진출할 때와 같은 그림이다.


사사키는 스토브리그에서 최정상급 가치를 인정받았다. ESPN은 "사사키는 몇 년 안에 해마다 사이영상 후보에 오를 투수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저렴한 가격에 ‘특급’을 차지하려는 구단들의 경쟁은 치열했다. 20여개 구단이 사사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단편영화급 영상, PPT를 활용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심지어 책으로 엮은 긴 보고서를 제출한 구단도 있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특급 투수다. 2020년 지바 롯데에 입단해 일본 프로야구(NPB) 생활을 시작한 사사키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신장 192㎝에서 내리 꽂는 강속구(시속 164㎞)와 고속 포크볼이 주무기다. NPB 통산 64경기 29승15패 평균자책점 2.10. 일본 통산 삼진율은 32.4%로 역대 최고다. 2023년에는 39.1%라는 놀라운 기록도 남겼다.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경기는 2022시즌 오릭스 버펄로스전. 당시 20세 5개월 나이로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에서 사사키는 9이닝 동안 무려 19개의 삼진을 잡았다. 지난해 사사키는 18경기 111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를 남겼다.


국가대표로서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52를 찍고 일본의 우승에 기여했다. 우승을 합작했던 에이스들과 다저스에서 재결합한다. 다저스와 계약한 사사키는 일본 국가대표팀 원투펀치 오타니, 야마모토와 함께 뛴다. 다저스는 사사키까지 영입하면서


MLB.com은 "사사키는 WBC에서 체코와 멕시코를 상대로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1탈삼진을 기록했다. 랜디 아로자레나, 알렉스 버두고 등 MLB 타자들을 상대로 직구와 스플리터로 삼진 처리했다. 사사키의 직구는 평균 100.3마일을, 스플리터는 평균 90.9마일을 찍었다"고 소개했다.


2023 WBC에서 일본의 우승을 합작한 원투쓰리펀치를 품으며 리그 최정상급 ‘6선발’ 로테이션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오타니가 5월 이후에나 마운드에 설 수 있다고 해도 검증된 선발 자원이 넘쳐 ‘6선발’ 로테이션은 무리가 아니다.



ⓒ FOX SNS

사사키의 가치가 높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100마일을 훌쩍 넘기는 패스트볼과 각도 큰 스플리터 등을 던지고 있지만, 지난 시즌 위력이 조금은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2023년 159km였던 평균 구속이 지난해 156km로 하락했다. 이전부터 물음표가 달렸던 내구성과 함께 불안한 요소로 떠올랐다.


사사키의 가장 큰 약점은 내구성이다. 위력적인 구위는 누구나 인정하지만 잔부상이 너무 많아 가진 기량을 한껏 펼치지 못했다. 2023년에는 옆구리 부상과 물집, 어깨 뭉침 등으로 15경기 91이닝 소화에 그쳤다. 지난 시즌 포함 프로 커리어에서 한 번도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은 마음에 걸린다.


건강한 사사키라면 오타니 이후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면서 매 시즌 사이영상 후보에 오를 만한 투수가 될 수 있겠지만,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매 시즌 진한 아쉬움만 남길 수도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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