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최고위서 許 당원소환 일정 의결
허은아 "가처분 신청 등 강력 대응할 것"
허은아는 같은 시각 따로 최고위 열어 당무
천하람측 "許 정무직 인사 임명 모두 무효"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극한갈등을 빚고 있는 개혁신당이 같은 날,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두 개의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촌극'을 연출했다. 사실상 '분당'에 이르른 모습을 보이며 개혁신당을 창당한 '대주주' 이준석계와 '당대표' 허은아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자인했다.
앞서 천하람 원내대표는 전날 허 대표와 조대원 최고위원이 당원소환 절차에 따라 직무정지됐다고 주장하며, 당이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이에 허 대표 측은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지적하며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이에 양측은 22일 같은 시각 최고위원회의를 따로 개최하며 정통성 다툼에 나섰다. 허은아 당대표는 이날 오전 당대표실과 접해있는 국회 본관 개혁신당 대회의실에서 최고위를 개최했다. 허 대표 측 최고위에는 조대원 최고위원과 정성영 (허 대표측이 주장하는)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같은 시각 의원회관에서 이주영 (천 대표측이 주장하는) 정책위의장과 이기인·전성균 최고위원 및 김철근 사무총장 배석 하에 별도 최고위를 개최했다.
천 원내대표가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허은아 대표와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 절차 및 일정이 의결됐다.
천 원내대표는 최고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허 대표와 조 최고위원에게 소명서 제출 기한을 23일까지로 정해서 통보한 상황"이라며 "그 직후인 24일 오전 9시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K보팅 시스템을 이용해 으뜸당원을 대상으로 당원소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과는 투표 종료 이튿날인 26일 최고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천 원내대표는 허 대표가 당원소환 및 직무정지 결정이 위법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와도 상의하면서 당원소환 투표를 준비했다"며 "당원소환 청구가 되었을 때 당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해당 절차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할 위험성이 항상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원소환 청구와 동시에 소환 요구 받은 자의 직무는 당연히 정지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 측은 허 대표 측이 주재한 최고위가 끝난 직후, 자신들의 공보 라인을 통해 "금일 국회 본관에서 허은아 대표가 주최한 회의는 당 공식 회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당 회의에서 임명한 지명직 최고위원 및 정무직 인사는 모두 무효"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허은아 대표는 자신의 개최한 별도의 최고위에서 당원소환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본인의 직무정지 또한 무효라고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허 대표는 국회 본관에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있을 뿐 최고위를 소집할 자격이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천 원내대표가 같은 시각 주재한 최고위를 '사적 모임' '참칭 최고위'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국민의힘조차 이준석 당시 대표를 축출할 때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고 했다. 적법 절차에 따라 윤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당헌당규와 적법한 의결에 따라 제명 과정을 거쳤다"며 "당시 그 결정을 폭거라고 비난했지만 최소한 형식적 요건을 갖춰 효력을 문제 삼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당민주주의 파괴 시도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모든 적법한 방법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적 모임에서 최고위원 두 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고 할 수 있느냐"며 "그 결과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조소했다.
또 "당헌·당규상 당원소환은 서면으로 당무감사위에 청구인이 소명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것도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투표를 진행한다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