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LG디스플레이, IT용에서 차량용 비중 확대
IT용에서 가장 큰 손인 애플 영향을 많이 받아
실제 수익 비중 확대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인식도
LG 전자부품계열사인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이 전장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장 시장이 커지면서 차량 관련 부품 먹거리가 신사업으로 적당하다는 공통된 인식은 물론, 현재 애플에 의존도가 높은 IT 부품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를 비롯해 LG부품사들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전장(자동차 전기 및 전자장비) 사업을 콕 집고 주력하고 있다. 특히 부품사들의 경우 최근 다소 저조한 실적 뿐 아니라 중장기적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위한 구조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LG이노텍이 최근 지속적으로 전장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배경도 이곳에 있다. 최대 고객사 애플 덕에 지난 수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며 애플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탓이다.
최근 LG이노텍은 차량 조명과 더불어 차량용 AP 모듈로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차량용 AP 모듈은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과 같은 자동차 전자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부품인 차량용 AP 모듈에 집중한다는 것은 기존 전장부품 사업을 차량용 반도체 분야로 확대한다는 의미다.
또한 회사는 차량 전후방에 적용 가능한입체조명 모듈 '넥슬라이드' 라인업도 선보이고 있다. 최근 DVN(Driving Vision News)이 주관하는 ‘제34회 라이팅 워크숍(Lighting Workshop)’에도 참가했다.
이처럼 LG이노텍이 기존에 주력하던 광학솔루션을 넘어 전장 분야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다. 기존 회사의 가장 큰 먹거리로 꼽히는 광학솔루션 분야의 경우 매출 80% 상당을 책임지지만, 애플 의존도가 높아 미래 실적에 변동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의 지난 2024년 4분기 매출도 6조6268억원, 영업이익은 24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4%, 48.8% 감소했다. 중요한 점은 여기서 광학솔루션 사업이 5조7687억원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전장 관련은 5000억원을, 기판소재는 4000억원을 밑도는 것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사업 비중의 밸런스가 고르지 않고, 또 연간 영업익 역시 전년도에 비해 15% 가량 감소한 7060억원이라는 점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전장 관련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올해 CES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히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LG디스플레이 역시 주력하던 대형 OLED TV 시장의 정체가 오래되면서, 새 먹거리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형 OLED 실적으로 인해 최근 수익이 다소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대형 패널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 역시 중소형 패널에서 애플에 큰 의존도를 겪고 있고, 대형의 경우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LG디스플레이도 탠덤 기술 기반의 P(플라스틱)-OLED, 하이엔드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등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완성차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8328억원, 영업이익 8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6.9% 감소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6조6153억원, 영업손실 560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전년도에 비해 2조 가량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