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심판 막바지되자…與 지도부와 잠룡들 '조기 대선' 시각차 극명 [정국 기상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여권 잠룡들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몸풀기'를 시작했다. '탄핵 기각'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는 당 지도부와는 온도차가 있다. 탄핵심판 선고일이 다가올수록 조기 대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 당 지도부와 대권주자들 간 인식의 간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4일 여권에 따르면, 여권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를 가정해 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되는 인사들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가나다순)이다. 윤 대통령 탄핵이 확정되기도 전에 대권주자들이 자천타천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시대교체·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를 대선 출마 선언으로 봐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대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의 보건의료 분야 ODA(공적개발원조) 정책 선진화와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를 위한 영국·스위스 공식 방문을 마치고, 3월부터 '중·수·청'(중도·수도권·청소년) 키워드를 기반으로 지지세 확장 행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시장도 수 차례 대권 도전을 시사해 왔다. 그는 전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조기 대선이든 정상 대선이든 시장직에 있어야 당심 확보 등 여러 면에서 좋다"고 조언하자 "만약 대선이 생기면 시장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방송 출연, SNS 소통 등 활발한 행보를 통해 지지층을 확보 중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26일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출간에 맞춰 활동을 재개하고, 유승민 전 의원도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한 상태다.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권 도전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국회에서 토론회를 여는 등 여당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다수의 여권 대권주자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한 김문수 장관도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참석하면서 당내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원희룡 전 장관은 헌재의 불공정성을 연일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이 국정에 복귀해 국가·진영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잠룡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사실상 대권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당 지도부가 조기 대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 것과 온도차가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탄핵이 기각되거나, 인용되거나 이런 가능성에 대해 어떠한 것도 논의한 적이 없다"며 "당 지도부가 물밑에서 조기 대선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여권 대권주자들과 당 지도부의 조기 대선 관련 시각차는 25일 헌재의 윤 대통령 최종 변론기일 이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권주자들 입장에선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한 외연 확장이 필요한 데다, 세력화 및 지지세 확장을 하기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여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 가능성은 솔직히 크다고 보고 있지만 주자들이 그걸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상황 아니냐. 대선을 위해서 어떤 활동을 한다 이 얘기는 아무도 대놓고 못할 것"이라며 "탄핵심판 선고일이 다가올수록 당 지도부와 주자들 사이의 괴리감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수처, 尹영장 기각되자 입맛대로 관할 바꿔…'영장 쇼핑' 매우 이례적" [법조계에 물어보니 626]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수사 과정에서 서울중앙지법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통신영장 등을 청구했다 기각당한 뒤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조계에선 영장이 기각되었다고 중간에 관할 법원을 바꾸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며 공수처가 입맛에 맞는 법원을 골랐다는 '영장 쇼핑'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공수처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질의에 허위 답변을 했다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도 성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지난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수처가 앞서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중앙지법에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했지만 이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체포영장 이외에 압수수색·통신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적 없는가'라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서면질의에 '중앙지법에 청구한 사실이 없다'라고 공식 회신했다. 공수처는 주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을 제기한 직후에도 '윤 대통령 관련 영장을 청구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이후 윤 변호사의 긴급 기자회견 이후 종전 입장을 변경했다. 공수처는 언론에 입장을 내고 윤 대통령에 대해 중앙지법에 통신영장을 청구한 것과 압수수색영장에 윤 대통령이 피의자로 적시된 건 맞지만 압수수색 대상에는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관저가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통신영장에 대해선 '중앙지법에 윤 대통령 영장을 청구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셈이다.
또, 공수처는 "중앙지법에서 영장이 기각된 것은 '수사기관 간 영장 중복청부'나 '경찰과 조율 후 재청구' 등의 사유였다며 내란죄 수사권이나 영장 관할과는 무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장 관할 및 수사권 부분은 이미 중앙지법과 서부지법에서 여러 차례 아무런 문제 없다는 점을 확인받았다"며 윤 대통령의 체포·구속의 적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중앙지법 기각을 숨기고 영장 쇼핑을 하러 서부지법에 간 것"이라고 맞섰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중앙지법에 4차례 관련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하자 서부지법으로 변경해 청구한 부분의 경우 입맛에 맞는 법원을 고른 것이 아니냐는 영장 쇼핑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중간에 관할 법원을 바꾸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주진우 의원실 질의에 대한 답변은 거짓으로 평가될 소지가 높다. 수사 중이라 자세한 답변을 하기 어렵다거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및 구속영장은 청구한 적이 없다고 정확히 답변했다면 허위 답변 시비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며 "다만, 공범에 대한 영장 청구를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청구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공범이라고 하더라도 엄연히 다른 사건번호였다면 해당 영장을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여러가지 면에서 공수처가 영장 청구권을 남용한 점은 명백하고 공수처의 이러한 행태는 민주당이 검찰의 통제불가능한 무소불위의 권력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하여 검경 수사권을 조정한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로 보여진다"며 "무엇보다 공수처 역시 자신의 관할이 서울중앙지법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우크라전 몇 주 안에 끝…유럽평화군 우크라 배치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프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크라이나 전쟁을 몇 주 안에 끝내겠다면서 유럽평화군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에게 “유럽의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러시아도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몇 주 안에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문제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그러나 우리는 그걸 원하지 않는다. 러시아와 경제 개발 협력 등을 비롯해 평화를 함께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 또한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 군대의 위협을 확실히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광물 협정, 미·러 정상회담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개발 등이 포함된 광물 협정을 곧 체결할 것이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주 혹은 다음 주쯤 광물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곳 집무실에서 함께 인사하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