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 및 웨어러블 로봇 출시로 사업 확장
정의선 회장, 로봇 산업에 대한 강한 의지로 M&A 주도
단순한 차량 제조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 필수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과거 미래 주력사업 중 하나로 지목했던 로보틱스를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의 경계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 회장은 직접 M&A를 주도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 삼성SDI와의 협력을 통해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까지 추진하며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 확장 전략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는 전날 삼성SDI와 삼성SDI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은 배터리 형태를 제한된 공간에 최적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로봇의 작동 시간을 늘리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로봇 산업군에서는 전용 배터리가 없어 전동 공구나 경량 전기 이동수단용 배터리를 탑재하는데 로봇의 배터리 탑재공간이 제한적이고 작은 셀을 적용하면 출력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이번 양측의 배터리 개발 협력으로 해당 단점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로봇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 그 첫걸음으로 내달에 개최되는 ‘인터배터리 2025’의 삼성SDI 전시관에서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와 모베드(MobED)를 전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첫 로봇 제품으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출시하며, 로봇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확대에 나섰다.
이는 2018년 사내 로보틱스랩 설립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제품으로, 2021년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을 제외하면 현대차그룹이 자체 기술로 개발해 출시한 첫 번째 사례다. 이번 출시를 계기로 허리 보조용 산업용 로봇 ‘엑스블 웨이스트’(X-ble Waist), 보행 재활을 돕는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활용해 차세대 로봇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등을 기반으로 제조업, 물류,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제조업 및 물류 자동화를 위한 산업용 로봇과 공항·병원 등에서 활용할 서비스 로봇 개발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현대차 생산 라인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물류 및 배송 로봇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했다. 해당 부서는 계열사 미래 사업을 총괄하는 콘트럴타워로, 인공지능(AI), 전기차 인프라, 로봇,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다양한 혁신 사업을 통합적으로 추진한다.
정의선 회장의 로봇 사업 확장 의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그룹이 로봇 사업에 적극 뛰어든 데에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정 회장은 로봇이 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분야라고 강조해 왔다. 2019년 새해 메시지에서 ‘게임체인저로의 전환’을 선언한 그는 같은 해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도 이런 로봇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다. 그는 당시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로봇 시장을 꼭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매년 CES에서 로봇 관련 비전과 신기술을 공개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스마트 팩토리 및 물류 자동화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이 로봇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단순한 차량 제조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및 로보틱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32억 달러를 기록했고 2026년에는 741억 달러(약 10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웨어러블 로봇과 의료용 로봇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제조업과 물류 자동화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자동차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략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 물류 및 서비스 로봇, 인간형 로봇 등 다양한 로봇 기술을 고도화하며,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