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금리인하 신청 8만5538건…전년 比 10.71%↑
수용건수 17.72% 늘어 3만4337건…감면액은 12억 감소
불경기로 차주 자금상황 악화된 영향…요건 충족 못한 듯"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에 제출된 가계대출 금리인하 요청건수와 수용건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모두 증가했지만 이자감면액은 10억원 이상 대폭 감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차주들의 자금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저축은행이 지정한 채무재조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53곳 저축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전년 하반기 7만7259건에서 8만5538건으로 10.71% 증가했다. 이에 대한 수용건수 또한 17.72% 늘어난 3만4337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수용률은 같은 기간 43.81%에서 3.67%p 감소한 40.14%로 나타났다. 감면액 역시 36억1700만원에서 23억68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소비자가 취직, 승진 등 재산이 늘어나거나 개인신용평점 상승 등으로 신용상태가 개선됐을 때, 금융사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저축은행뿐 아니라 은행, 카드사, 보험사에도 접수가 가능하다.
5대 저축은행(SBI·OK·웰컴·애큐온·한국투자)을 살펴보면 금리인하요구권이 가장 많이 접수된 곳은 SBI저축은행이다. 전체 저축은행의 24%를 차지한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총 2만843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1만2130건을 수용했다. 수용률은 58.2%로 전년 동기 대비 0.24%p 상승했다.
뒤이어 ▲애큐온저축은행 57.51% ▲웰컴저축은행 55.42% ▲한국투자저축은행 36.0% ▲오케이저축은행 28.47%로 수용률이 집계됐다.
감면 이자액 기준도 SBI저축은행이 7억5200만원으로 가장 액수가 많았다. 이어 ▲애큐온저축은행(2억1700만원) ▲웰컴저축은행(1억2300만원) ▲오케이저축은행(1900만원) ▲한국투자저축은행(17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차주의 이자감면액이 줄어든 주된 배경은 불경기로 인한 차주들의 자금상황 악화가 꼽힌다. 2금융권 차주들은 상대적으로 1금융권 차주와 비교해 경기 변동에 더 민감하다. 저축은행들이 지정한 채무재조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감면 이자액 자체가 낮아진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는 경기가 좋지 않아 신규 대출도 많이 줄었다. 차주들의 자금상황도 전체적으로 썩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2금융권 차주들은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한 데다 기본적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차주의 금리인하요구는 ▲연체 이력 유무 ▲다중채무 발생 유무 ▲승진, 영업이익 증가 등으로 인한 소득 증가 등 상환능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경우에만 받아들여진다"며 "심의 회의체를 통해 채무재조정 여부를 평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