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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정조준?…"美 군사 도움받는 韓, 관세 우리 4배"


입력 2025.03.05 16:10 수정 2025.03.05 16:50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반도체법 폐지"... 삼성·하이닉스 보조금 못받나

"조선업 촉진 위해 특별 세금 감면 발표할 것"

"韓·日 등 알래스카 LNG사업에 수조 달러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이 대통령이 한국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군사적 도움을 주는 미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교역에서도 미국을 불공정 대우하는 나라 중 하나로 지목했다. 미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받기로 한 보조금을 주지 말도록 반도체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한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1시간 40분에 걸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통해 미국을 상대로 관세를 이용한 국가로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중국과 브라질, 인도, 멕시코, 캐나다를 언급하고서는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국가도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매우 불공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는 우리에게 100%보다 높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중국은 우리 제품에 평균적으로 우리의 2배인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우리도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각해봐라.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 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방도 적국도 이렇게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교역) 시스템은 미국에 공정하지 않고 한 번도 공정했던 적이 없다"며 오는 4월2일 상호관세를 개시하겠다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떤 관세를 부과하든 우리도 그들에게 부과하겠다"며 " 그들이 우리의 시장 진출을 막으려고 비금전적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그들이 우리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비금전적 장벽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어떤 근거로 한국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한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해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부가가치세나 환율 같은 비관세장벽을 문제 삼은 발언일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는 동안 니디아 벨라스케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함께 항의 팻말을 들고 있다. ⓒ AP/뉴시스

조 바이든 직전 정부 때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지만 그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가서 쓰지 않고 있다”며 “끔찍한 법안으로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향해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대가로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많게는 수조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상태다.


미국 조선업 촉진을 위해 특별 세금 감면을 발표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조선업을 부활시킬 것”이라며 “이는 상업용 선박 건조뿐만 아니라, 군함 건조까지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밤 백악관에 ‘조선업 전담 사무국’을 신설할 것”이라며 “조선업을 미국으로 되돌려오기 위한 특별 세금감면을 제공할 것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본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오라클, 애플, 대만 TSMC 등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기업 사례를 차례로 언급하며 "그들은 관세를 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 와서 (공장을) 짓고 있고 다른 여러 기업도 오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를 부과하면 기업들이 알아서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 등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주의 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일본과 다른 나라들이 각자 수조 달러의 투자를 통해 우리의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알래스카 남부 해안가로 나른 뒤 액화해 수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약 1300km의 가스관과 액화 터미널 등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450억 달러(약 65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멜라니아 트럼프(오른쪽 두 번째) 여사가 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 중 기립 박수하고 있다. ⓒ AP/뉴시스

알래스카 석유·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사업으로 한·미가 협력 가능한 분야로 꼽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이 사업을 포함하는 미국과의 실무협의체를 구축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알래스카 LNG 송유관 건설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수입 알루미늄과 구리, 목재,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다고도 재차 밝혔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오는 12일부터 어떤 면제나 예외 없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지만, 구리와 목재에 대해선 안보 차원에서 구리와 목재 수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관세부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파나마 운하를 되찾고,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갖겠다는 의지도 재차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주민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한다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는 그린란드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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