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B 발행 주관사 신영증권, 수습책 마련에 가장 골몰
원만한 해결 의지 거듭 확인…홈플러스 고발 검토는 지속
6500억원 담보대출 진행한 메리츠증권은 '차분'
"자금 회수에 문제 없어…MBK, 자구책 노력 필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홈플러스와 얽힌 증권사들도 저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습책 마련에 가장 골몰하고 있는 곳은 역시 신영증권이다. 홈플러스 관련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의 발행 주관사 가운데 한 곳인 신영증권은 12일 "기조 변화는 없다"며 홈플러스와 원만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4일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발행된 ABSTB 원리금 약 4019억원을 상환하지 못한 데다 기업회생절차에 따라 채무가 동결된 기업어음(CP) 1160억원, 전자단기사채 780억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연대해 홈플러스를 형사 고발키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사실이 아니다"며 "연대를 꾸린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홈플러스에 대한 고발은 계속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가 예정된 오는 18일을 '협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정무위 현안질의를 계기로, 신영증권과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간 책임 공방이 격화될 수 있는 만큼, 출구전략 모색을 위한 다각적 접촉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이날까지 각 증권사로부터 홈플러스 관련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ABSTB에 대한 개인 대상 판매금액을 제출받기로 한 만큼, 금융당국 차원의 '교통정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홈플러스에 6500억원을 담보대출해준 메리츠증권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5월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과 함께 홈플러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홈플러스의 62개 점포를 담보로 설정한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대해 총 1조 3000억원 한도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실행한 바 있다"며 "최초 대출원금은 메리츠증권이 약 7000억원,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및 메리츠캐피탈이 각각 3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담보대출 원리금 회수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부동산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을 확보하는 형태로 담보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회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담보 대비 대출금 비중(LTV) 등을 감안하면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당장 담보를 쥔 입장에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MBK 측의 자구책 마련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