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어 조계사 방문
총무원장 진우스님 예방…"내 책임이 크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앞두고 '외연확장' 고민?
북콘서트 외에도 다양한 시도 펼치는 모습
부산 북콘서트 이후 엿새 만에 공식 행보를 재개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번에는 종교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이번 주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 전 대표가 종교계 면담이라는 '통합 행보'를 이어가며 다시 조기 대선 준비 작업이 본격화됐단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아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해 현 정치 현황과 향후 행보 등에 관련한 조언을 청취했다. 면담은 약 45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예방에는 한지아 의원과 진종오 의원도 동석했다.
이 자리에서 진우스님은 한 전 대표에게 "사실 민감한 시기에 당의 대표를 맡았던 분이시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런 모든 일에 있어서 가장 근접한 당사자일 수 있고 거기서 크게 자유롭지는 못하다"며 "책임자의 입장에 있던 분들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참회를 좀 해야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중심을 갖고 정의로운 마음으로 그리고 국민들께서 불편하지 않도록 어떤 정파나 진영의 이익 논리를 떠나서 국민만 바라보고 해나가다 보면 물극필반이라고 뭐든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의 조건을 좋은 조건으로 만들려는 생각을 먼저 하면 안된다. 지금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정말 진심으로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서 정파 진영의 이익 논리를 떠나서 하다보면 좋은 조건은 반드시 만들어진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좋은 말씀 감사하다"고 답하며 "국민들께도, 종교계 어르신들께도 죄송하다. 이런 상황을 국민이 겪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제 책임이 크다"고 답했다.
이어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경륜 있고 지혜 많은 분이라서 여러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물극필반' 이 말씀 잘 명심하고 깊이 새기고 간다"고 밝혔다.
종교계 인사와 잇달아 면담한 배경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에게 불안하고 힘든 때다. 이럴 때일수록 종교 지도자들의 통합과 화합 그리고 치유의 정신이 정말 필요하다"며 "그런 가르침을 대한민국을 지탱해 온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듣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도 화합과 통합의 마음을 느끼면 좋지 않을까 싶어 뵙게 됐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전날 기독교계를 이어 불교계를 찾는 일정들은 사실상 대권 행보로 비춰지고 있다.
앞서 한 전 대표는 지난 16일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아 예배 후 이영훈 담임 목사와 면담했다. 이 목사는 "싸움을 붙이는 사람은 있는데 말리는 사람이 없다. 한 전 대표가 중심에 서서 이제는 국민 통합을 이뤄 우리가 하나가 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으며, 한 전 대표는 "화합하고 치유할 때"라며 "목사님 가르침대로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콘서트 외에도 다양한 행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종교계 방문은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에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꼽히며, 이를 통해 강성 지지층의 반발 없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기 대선에 대한 언급이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금기시된 상황에서, 섣불리 대권 준비 행보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경우 지지층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전 대표는 18일에는 TK(대구·경북)를 찾아 청년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간다. 경북대학교에서 청년 토크쇼를 개최하고 대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