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시총 7조원대·PBR 0.3배 부끄러워”
주주가치 제고 계획 부실·투자 실패 등 잇단 질타
“SK㈜의 시가총액은 7조원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배 수준인데 국내외 SK의 위상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6일 열린 SK㈜ 제3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원활한 안건 의결이 진행되던 중, 질의응답 시간에 접어들자 현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낮은 주가와 자사주 매입 약속 미이행, 경영진 책임 문제 등을 둘러싼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졌다.
한 소액주주는 “회사가 아무리 성장해도 주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대주주는 프리미엄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소액주주는 시장 가격과 배당금 외에는 회수 수단이 없다”며 “상장기업이라면 최소한 PBR 1배는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다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회사가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서도 “발표 이후에도 PBR이 0.3배에 머물고 있다는 건 시장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저평가를 어느 수준까지 회복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다시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자사주 관련 비판도 이어졌다. 또 다른 주주는 “작년 자사주 1~2% 매입과 소각을 약속했지만 이행되지 않았고 2025년까지 PBR 1배 달성 계획도 제자리”라며 “어느 순간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에 장용호 SK 사장은 주총 의장 자격으로 직접 답변에 나섰다.
그는 “대표이사로서 주가 부진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재무구조 개선과 순자산 가치 증가 등 성과가 있었지만 국내 시장에서 지주회사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심하다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비핵심 자산 매각과 포트폴리오 개선, 자회사 밸류업 등을 지속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며 “주주가치 제고 계획도 보완할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 올해의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SK의 플러그파워와 SK파워텍 등 일부 실패한 투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장 사장은 “성급한 투자도 일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성과를 내고 있는 투자도 많다”며 “SK온도 북미 고객 공장의 가동률이 점차 올라가고 있고 수율 개선 역시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