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최대 수출국 미국…올 1분기 수출액 4억4000만 달러
대미 수출 품목 1위 과자류, 2위 라면…상호관세 타격 불가피
순항하던 농식품(K-Food) 수출이 암초를 만났다.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을 무력화하는 미국 상호관세 발효가 예고되면서다. K-Food 수출 최대국은 미국으로 이번 상호관세로 인해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가 9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관세 25%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최악의 침해국으로 분류돼 기본관세 10%에다가 국가별 개별관세를 추가한 고율의 상호관세가 적용됐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에 따라 대미국 관세는 사실상 0이다. 하지만 미국 상호관세로 인해 한미 FTA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특히 미국을 최대 수출 시장국으로 순항했던 농식품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은 약 24억 8020만달러다. 이는 전년 동기(약 22억 6390만달러) 대비 9.6% 증가한 금액이다.
국가별로 보면 수출 1위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의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은 약 4억4000만 달러로, 이는 전년 동기(약 3억5220만 달러) 대비 약 14% 증가한 수치다. 올해 1분기 대미국 농식품 수출액은 전체 농식품 수출액 중 약 17.7%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미국으로 수출된 농식품 중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과자류’다. 과자류의 대미국 수출액은 약 6300만 달러다. 이는 전체 과자류 수출액(약 1억7400만 달러) 중 36.2%를 차지한다.
올해 1분기 대미국 농식품 수출 품목 2위는 라면이다. 라면 수출액은 62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라면 수출액 중 1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면은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늘었다.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은 약 3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액이 7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3% 증가했으며, 대미국 수출도 32.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닭고기 대미국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하고, 포도도 119.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농식품 대미 수출액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상호관세 발효는 농식품 수출에 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은 지난 2월 트럼프 20%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이 최대 14%(약 93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는 추산을 내놓은 바 있다.
비관세 장벽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는 30개월 이상인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육포·소시지 수입 금지, 유전자 변형 제품 관련 정책 등을 지적했다.
또 미국 수출 업체에 대한 관세율 인하, 외국 규제 체제 투명성 및 예측 가능성 개선, 미국 농산물에 대한 시장 접근성 개선,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거론했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 월령 제한을 두고선 미국 축산업계가 수년째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광우병 발생 우려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미국산 소고기 30개월령 미만 물량만 수입하고 있는데, 미국 축산업계는 이를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USRT 보고서와 관련해 ”공식적인 미국 정부 협상 요청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 상호관세로 인해 우리 농식품 수출에 부정적 영향은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현재 농식품 수출 기업들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에 상호관세가 부과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