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군을 우크라이나전쟁에 참전시킨데 이어 중국인들에게 자국 용병으로 입대하라고 권유하는 광고가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용병 모집 광고에는 러시아군에 입대하면 6만 위안(약 1176만원)부터 20만 위안에 이르는 계약금을 주고, 1만 8000 위안(액 352만원) 안팎의 월급을 지급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중국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용병 모집광고들은 이처럼 금전적 혜택을 강조하면서 호전성을 자극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십만 회 조회된 다른 광고에는 강인해 보이는 백인 남성이 마트 경비요원, 헬스 트레이너, 택시 기사 등 일상의 직업을 벗어나 군복을 입은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어와 중국어 자막으로는 “지금의 일이 당신이 원했던 길이냐. 힘을 보여주고 싶은가. 당신은 강한 남자다. 남자가 돼라”고 독려한다. 다른 동영상 광고에는 이미 용병으로 채용됐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어떻게 용병에 지원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팔로우 30만명이 넘는 러시아의 인플루언서가 중국어로 급여와 주거·의료·보육 혜택 등을 설명하는 영상도 있다. 이 인플루언서는 “최고의 장비를 받고 경험 많은 조교로부터 훈련받을 수 있다”며 “외국에서 군 복무를 했는지와 무관하게 60세 미만이면 누구나 자발적으로 입대할 수 있다”고 상세히 설명한다.
이런 영상들에는 어떻게 입대할 수 있는지, 러시아어를 못 하는 것이 장벽이 되지 않는지 등을 묻는 반응부터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는 반응까지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면서 “급여가 중국군에서 받는 것보다 낫다”는 반응도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중국의 SNS가 엄격하게 감시·통제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광고가 수 개월간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것은 적어도 당국이 이 문제에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인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차이징은 러시아 용병으로 입대한 중국인과 지난해 11월 인터뷰했다. 중국군 출신으로 2023년 러시아군에 입대했다는 그는 중국군에서 얻을 수 없던 전쟁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입대의 주요 동기였으며, 급여 수준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 용병은 러시아군이나 우크라이나군 중 어디든 입대할 수 있지만 비자 취득이 쉽다는 이유로 러시아군에 참여하는 중국인이 더 많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용병의 모집·사용·자금 조달 및 훈련에 관한 국제 협약’에 따라 용병을 모집하지 않고 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2년 군사 분야를 포함한 외국인 자원봉사자의 합류는 허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9일 자국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전한 중국인 용병 155명의 신분을 파악했다“며 “중국 정부도 러시아가 중국 내 SNS에서 용병을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중국은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한다”며 “ 중국은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친구, 동지”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중국은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국민에게 무력 분쟁 지역에 가지 말고 군사 작전에 가담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손사래를 쳤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며 “무책임한 발언을 자제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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