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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먼 인종차별 논란…피부색으로 야구하나


입력 2013.06.11 10:20 수정 2013.06.11 23:1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김태균 한 인터뷰서 유먼 피부색 언급

메이저리그 등 해외에서는 중징계 불가피

김태균-유먼. ⓒ 연합뉴스

최근 ‘물 세리머니’ ‘무면허 음주운전’ 등 갖가지 사건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프로야구가 ‘인종차별’이라는 대형 악재에 직면했다.

앞서 10일 방송된 NAVER 라디오볼에서는 '각 구단 4번 타자들이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와 구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진행자는 “김태균이 독특한 대답을 했다”며 “롯데 외국인 유먼을 꼽았는데 얼굴이 너무 까매서 마운드에서 웃을 때 하얀 이와 공이 겹쳐 보여서 진짜 치기가 힘들다. 그래서 당한 경우가 정말 많다. 특별히 까다로운 투수는 없었는데 유먼 선수가 나오는 날은 하얀 치아에 많이 말리게 된다”고 말했다.

방송 직후 야구팬들은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화와 김태균 측은 발빠른 대응으로 머리를 숙였다. 김태균은 이날 오후 구단 측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종차별’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 방송국의 유명 해설자 역시 유먼에 대해 부적절한 언행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는 “얼굴이 시커머니 표정을 읽기 어렵다”고 말했다. 야구팬들로부터 사랑받는 국민해설자의 발언치고는 수위가 높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어디 이뿐 만인가. 인종차별 논란은 심지어 그라운드에서도 일어났다. 지난 2009년 모 심판은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 격하게 항의하자 “뭐?! 뭐?!”라고 되받아치는 입모양이 포착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롯데 용병이었던 카림 가르시아도 황당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가르시아는 2010년 KIA와의 경기서 루킹 삼진을 당한 뒤 판정에 불만을 품고 이를 표출하다 퇴장을 당했다.

더욱 어이없었던 것은 주심의 반응이었다. 중계진의 카메라에는 거칠게 항의하는 가르시아의 시선을 피한 채 묘하게 웃는 심판의 표정이 그대로 잡혔다. 또 다른 각도에서는 이 심판이 가르시아 말에 맞춰 리듬을 타는 듯한 모습까지 잡혔다. 과연 국내 선수가 그랬다면 똑같은 제스처를 취했을지 의문이다.

인종차별은 종목을 불문하고 가장 엄격하게 다스려지는 사안 중 하나다. 특히 다양한 인종이 모이는 유럽 축구와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논란의 당사자는 중징계를 피할 길이 없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활약 중인 루이스 수아레즈는 지난 2011년 맨유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니그로"라는 발언을 했다가 8경기 출전정지와 4만 파운드(약 7억3000만 원) 벌금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이후 그는 축구팬들에게 가장 사랑받지 못하는 선수로 낙인이 찍혔다.

야구 본고장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수준급 마무리 투수로 각광받았던 존 로커는 한 인터뷰에서 “뉴욕은 게이와 소수 인종들로 넘쳐나고 있다. 특히 메츠의 홈구장으로 가는 지하철 7번 라인은 더러운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그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45일간 스프링캠프 참가 금지 및 28경기 출장정지, 벌금 2만 달러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징계가 완화됐지만 저니맨 신세로 전락한 그는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3년 뒤 쓸쓸히 유니폼을 벗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매년 4월 15일을 ‘재키 로빈슨 데이’로 지정해 모든 선수들이 그의 등번호였던 42번을 달고 경기에 임한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선수로 블루클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1947년 4월 15일 감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그의 데뷔 50주년이었던 1997년,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만들었다. 신성한 그라운드에서 더 이상의 인종차별을 없애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그리고 등번호 42번은 30개 구단 모두의 영구 결번으로 남아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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