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25분 간 밀담 나눈 이정현, 내용이...
사드, 김영란법, 경제활성화 등 현안 오른 가운데 개각, 사면 논의 오갔을 지 관심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가 11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가진 가운데 회동 직후 박 대통령이 이정현 대표와 별도로 25분 간 대화를 더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김무성호' 탄생 직후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갖고 김무성 전 대표와 5분 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던 것에 비춰볼 때 20분이나 더 진행한 셈이다.
이 대표는 청와대 회동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대통령과 독대에서 국정과 민생, 그리고 당 운영에 대한 저의 복안 등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는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오간 대화를 완벽히 전하진 않았지만 이날 독대에서는 단행을 앞두고 있는 개각과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핫이슈로 떠오른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방안과 사드 배치 등에 대해서도 논의됐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오찬 회동에 대한 결과에 대해 "정책 현안에 대한 얘기들을 짧은 시간에 다 했다"며 "전기 요금, 규제프리존특별법을 포함한 경제활성화법에 대한 것, 사드, 노동개혁, 김영란법, 원격의료, 청년 취업 등 현안들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사드에 대해선 주민 건강 문제, 인근 지역 농작물 문제, 위치선정 문제 등에 대해 진솔하고 정확하게 주민들에게 전달해야 해야 지역민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오갔다"며 "정치권 개입은 자제하고 지역민 대표와 지자체 간부, 정부 관계자 중심으로 끊임 없이 진지하게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영란법과 관련해선 농수축산업계 우려 및 내수경기 악영향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 각계의견을 수렴했는데 시행령과 원안 수정 요청 의견이 많았다는 점 등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박 대통령은 시행령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그 취지에 맞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국회에서 만들어진 법의 취지를 지켜야 하는 정부 차원에서는 시행령을 법과 달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25분간 박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나서 뭐 했는지를 (기자들이) 제일 궁금해할 것 같은데 그것도 (오찬 회동에서 나온 민생 관련 이야기의) 연장이었다. 짧지만 국정, 민생, 당 운영에 대해 상당히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자주 연락 드리겠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이 알았다고 기꺼이 답변을 주셨다"고 밝혔다.
개각과 관련해선 '탕평·균형인사'를, 광복절 특사와 관련해선 '통 큰 민생경제사범 사면'을 이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여러 말씀을 잘 참고하겠다"고 언급했고, 독대 자리에서 더욱 구체적인 관련 논의가 오갔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진행된 회동, 첫 대화 주제는 '리우 올림픽'
이날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분홍색 재킷 차림으로 오찬장에 들어와 새누리당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유창수 청년 최고위원에게는 "새로운 청년 스타가 되겠다"면서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본격적인 현안에 대한 얘기가 오가기 전 이들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리우 올림픽에 대해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안팎으로 나라 사정이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올림픽을 보며) 생각했다"며 "날씨도 너무 덥고 올림픽 기간이었지만 전당대회장에 가보니 날씨보다도 당원들 마음이 더 뜨거운 것 같았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열망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 당부터 화합하고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누리당이 될 수 있다"며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의 삶도 지금보다 편안해질 수 있고, 나라도 튼튼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 일체가 되고 동지가 돼서 국민에게 약속한 것들을 제대로 실천하고, 특히 집권 세력의 일원으로 책무를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당 대표와 단독 면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김무성호가 출범했던 2014년 7.14 전대 직후와 지난해 4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크게 일었을 때 김 전 대표와 40분 간 긴급 단독 회동을 했다.
지난해 7월과 12월에도 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했고 이후 각각 20분, 10분씩 김 전 대표와 별도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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