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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의 실패, 독이 돼 날아온 4-4-2 패착


입력 2017.05.30 22:33 수정 2017.05.30 22:3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1-3 대패, 아쉬운 탈락

4-4-2 포메이션 선택이 실패, 후반 전술 바꾼 뒤 나아져

신태용 감독의 4-4-2 포메이션 선택은 실패였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태용호의 여정은 16강까지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FIFA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1-3 완패했다.

다소 의아한 전술을 택한 신태용 감독이었다. 신 감독은 조별리그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조영욱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고, 하승운도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시켜 투톱 체제를 만들었다. 이번 대회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는 좌우 날개에 포진됐다.

최근 유럽 축구에서 자주 볼 수 없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신 감독의 전술은 철저한 실패였다.

일단 조영욱과 짝을 이룬 하승운이 너무도 부진했다. 신태용 감독이 하승운을 택한 이유는 왕성한 활동량 때문. 하승운이 최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펼쳐주면 포르투갈의 후방 빌드업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었다. 그러나 하승운은 경기 감각이 부족한 듯 압박은 물론 동료들과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더욱이 이승우와 백승호가 공격적인 역할에 주력한 점을 감안하면 미드필더의 숫자가 부족한 점도 독이 됐다. 두 선수가 최전방으로 침투하느라 비워둔 측면을 좌우 풀백들이 메워야 했는데 오버래핑과 수비를 동시에 수행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가장 큰 구멍은 역시나 중원이었다. 이승우, 백승호를 제외하면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 2명으로만 중원 싸움을 펼쳤는데 4-1-4-1 포메이션을 택해 최대 5명의 미드필더가 배치된 포르투갈과의 힘 싸움에서 이길 리 만무했다.

전반에 내준 2골 모두 비슷한 과정에 의한 실점이었다. 중앙이 뻥 뚫린 대표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포르투갈 공격수들은 자유롭게 패스를 올렸고, 한국은 협력수비가 이뤄지지 않아 쇄도해 들어오는 상대를 막지 못했다.

전술의 실패를 인정한 신태용 감독은 후반 초반 하승운을 빼며 그제야 원톱 체제로 전환했다. 4-3-3으로 돌아간 대표팀은 중원이 두터워졌고, 이때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모험적인 전술을 택하지 않았다면 경기 양상은 후반처럼 대등하게 전개됐을 가능성이 컸다.

중원이 헐거워진 대표팀은 전반 2골을 허용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4-2 포메이션은 원톱 공격수의 능력이 떨어지거나 중앙 미드필더의 활동량이 좋은 팀이 주로 구사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조영욱이라는 수준급 타겟맨을 보유했으며, 미드필더의 압박 능력도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 역시 경기 후 "상대가 우리 전술을 4-3-3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리가 휴식일이 하루 더 많았다. 상대의 약점을 노려 조영욱과 하승운이 최전방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측면 수비에서 흔들린 점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결국 도박에 가까운 전술 선택이 대패를 불러온 셈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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