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신보 옛 본사 매각 또 물거품…1000억원의 덫(?)


입력 2017.06.02 06:00 수정 2017.06.02 06:40        부광우 기자

마포사옥 5년간 15차례 불발…'원하는 가격' 안 나와

계속되는 실패에도 "1000억원 이상" 고수…재감정 돌입

신용보증기금 서울 공덕동 마포사옥 전경.ⓒ데일리안

신용보증기금이 옛 본사인 서울 마포사옥 매각에 또 실패했다. 5년에 걸쳐 매각 시도만 벌써 15번째였지만 이번에도 새 주인 찾기는 물거품이 됐다.

대구에 새 둥지를 튼 까닭에 어떻게든 마포사옥을 매각해야만 하는 신보 입장에서 1000억원이 넘는 기존 희망 매각가를 받고 건물을 정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계속된 실패에도 신보가 같은 매각 조건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가 지난달 말까지 진행한 서울 공덕동 마포사옥 매매 입찰은 끝내 유찰됐다.

마포사옥이 팔리지 않는 원인은 결국 신보가 원하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실제로 신보는 이번 사옥 매각 공고에 2곳이 입찰했지만, 이들이 써낸 금액이 희망 가격에 미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신보는 감정 결과를 근거로 1000억원 이상은 받아야 팔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보가 이번 매각 공고를 내며 제출한 감정평가서를 보면 삼성감정평가법인은 1012억원, 해민감정평가법인은 1008억원으로 마포사옥의 가치를 추정했다. 평균 1010억원이다. 또 신보는 2012년부터 이번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마포사옥 매각을 진행하면서, 평가금액으로 꾸준히 1000억원 이상을 제시해 왔다.

이처럼 번번이 매각이 불발되고 있음에도 신보는 마포사옥 매각에 계속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신보는 2015년 마포사옥을 떠나 대구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마포사옥 대부분은 공실로 남아 있는 상태다. 신보는 현재 마포사옥 20개층 중 5개층 정도만을 사용 중이다.

결국 지금과 같은 조건에서는 신보가 그간 고수해온 매각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조속히 건물을 팔고자 한다면 가격을 낮춰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신보가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보는 3~5층은 제외하고 마포사옥을 팔겠다는 조건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매각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제 값을 받고자 한다면 매각 조건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하철 4개 노선이 교차하는 공덕역 바로 앞에 위치한 괜찮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마포사옥이 5년째 팔리지 않는다는 점은 결국 신보가 기대하는 가격이 너무 높다는 반증"이라며 "더욱이 일부 층을 매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보 관계자는 "이번 매각까지 활용한 감정평가서는 2년의 기한이 만료돼 향후 재매각 추진을 위해서 새로 감정평가를 받을 계획"이라며 "향후 매각 조건은 새 감정평가서가 나온 후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