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어린이보험 신계약 급증
어린이보험 올해 신계약 1위로 껑충, 불완전 판매도 늘어
과도한 영업 드라이브 부작용 가능성…가입자 피해 우려도
삼성생명이 올해들어 생명보험업계 어린이보험 신계약 선두에 올라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시장에서 만큼은 흥국생명과 동양생명이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지만 공격적인 영업으로 단기간 주도권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5개 생보사의 어린이보험 신계약 건수는 총 10만6890건으로 집계됐다.
어린이보험은 이름 그대로 어린 시절 가입을 통해 성장기는 물론 성인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질병이나 사고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통상 부모가 자녀를 위해 가입하는 만큼 고객 충성도가 높고, 젊은 고객과 일치감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영업도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보험사별로 보면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어린이보험 계약을 유치한 생보사는 삼성생명이었다. 올해 1~6월 삼성생명의 어린이보험 신계약은 2만3485건으로 조사 대상 생보사 총합의 22.0%를 차지했다.
이어 동양생명(2만2062건)·흥국생명(1만7575건)·한화생명(1만6489건)·교보생명(1만1673건) 등이 같은 기간 1만건 이상의 어린이보험 신계약을 달성했다. 삼성생명과 이들 4개사의 신계약만 총 9만1284건으로 생보업계 전체의 85.4%에 이른다. 사실상 해당 5개사가 생보업계 어린이보험 시장을 거의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펼치고 있는 곳은 삼성생명이다. 1년 전만해도 삼성생명이 유치한 어린이보험 계약 건수는 생보사 가운데 세 번째 규모로 선두인 흥국생명이나 2위인 동양생명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간 어린이보험 신계약은 3만9502건으로 흥국생명(5만9949건)보다는 2만447건, 동양생명(4만7955건)보다는 8453건 적었다. 같은 기간 점유율로 보면 삼성생명은 13.7%로 흥국생명(20.7%)보다 7.0%포인트, 동양생명(16.6%)보다 2.9%포인트 낮았다.
삼성생명의 어린이보험 영업이 이처럼 확대되는 가운데 불완전판매 증가 등 후유증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완전판매는 금융사가 고객에게 상품의 운용방법이나 위험도, 손실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삼성생명의 올해 1~6월 어린이보험 불완전판매 건 수는 104건으로 생보사들 중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생보사 전체(209건) 불완전판매의 49.8%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신계약 규모와 비교한 불완전판매 비율 역시 경쟁사들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어린이보험 불완전판매비율은 0.44%로 이 기간 같은 유형의 상품에서 1만건 이상 신계약을 유치한 흥국생명(0.15%)·동양생명(0.06%)·한화생명(0.02%)·교보생명(0.0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생보사 전체 평균 0.20%보다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불완전판매비율은 보험사가 강한 영업 확대에 나설 때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당장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일단 상품에 가입시키고 보자는 식으로 판매에 나서거나 경쟁사의 고객을 뺏어오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만 집중하며 무리하게 상품 구매를 권유할 때, 상대적으로 가입자에 대한 상품 설명 노력은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영업을 독려할수록 현장에서는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결국 고객들이 상품이 가진 단점이나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보험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게 된다는 뜻이어서 잠재적인 소비자 피해도 함께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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