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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반문연대'…이언주 '오른쪽'에 놓인 함정


입력 2018.11.22 04:00 수정 2018.11.22 09:54        정도원 기자

친박·비박과 정당 경계 넘어선 '반문연대' 움직임 '꿈틀'

일부 자칭 우파 인사들, 끊임없이 '탄핵찬반' 물고늘어져

'반문연대' 가는 길에 '오른쪽 함정 피하기'도 관건될 듯

계파·정당 경계 넘어 반문연대 움직임 '꿈틀'
일부 자칭 우파 인사, '탄핵찬반'만 물고늘어져
'반문연대' 길에 '오른쪽 함정 피하기'도 관건


자유한국당 비박계의 거두 김무성 의원과 옛 친박계의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최근 구원을 잊고 '반문연대' 결성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보수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문(반문재인)연대 '빅텐트'를 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좌우 양측에 놓인 '함정'으로 실제 성과까지는 첩첩산중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비박계의 한 축인 김무성 의원과 옛 친박계의 핵심 윤상현 의원은 구원(舊怨)을 넘어 '반문연대'를 결성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루고, 범정파적 '반문연대' 결성의 모태가 될만한 모임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지난 9일 '반문연대' 결성을 호소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한민국 바로 살리기 국민 대토론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김무성 의원과의 교감 하에서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비박계 4선 중진의 주호영 의원이 참석한 것이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의 토론회 주최 직후인 13일에는 김 의원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친박과 비박의 경계선을 넘어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을 할 때가 됐는데, 시도를 해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극심한 갈등을 겪은 당사자였다. 그해 3월 윤 의원이 누군가와의 통화에서 "김무성이를 죽여버리라"며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야 한다"고 하는 녹취가 전격 폭로되면서 심각한 사태로 번졌었다.

이러한 구원이 있는 두 사람이 '반문연대' 결성에 공감대를 이룬 것은, 한국당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을 극복하고 '반문'의 기치 하에 하나로 뭉치는 상징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반문연대' 결성이 한국당 내부의 계파 갈등을 넘어서는 것에 그친다면 파급력이 작을 수 있지만, 의외의 곳에서 원군도 오고 있다. 최근 '신(新)보수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나는 반문"이라며 "반문연대의 깃발을 들고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자"고 호응한 것이다.

이처럼 정당의 경계를 넘어서는 '반문연대'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동시에 정치 지형의 왼쪽과 오른쪽에서 견제구가 날아들고 있어 이를 피해가는 게 과제라는 지적이다.

친문 핵심으로 손꼽히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문연대' 움직임을 겨냥해 "정당 간의 연대에는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한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항하자는 프레임 하나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루된 이른바 '혜경궁김씨' 사건 진척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에 있는 전 의원이 일부러 견제구까지 따로 던진 것은 그만큼 범정파적 '반문연대'가 현 집권세력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이언주 의원이 지난해 4월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반문연대' 왼쪽에 위치한 민주당에서 견제구가 날아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의외의 복병은 '반문연대' 오른쪽에서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한국당의 오른쪽에 자리한 옛 친박계 일부 인사들은 끊임없이 보수 진영을 탄핵 찬반 프레임에 가둬놓고 있다. '반문'의 기치로 뭉치자는 사람들에게 '탄핵에 찬성했느니 반대했느니'를 물고늘어지는 행태가 '반문연대'의 장애물로 기능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탄핵 찬반으로 갈라치기 하는 것도 모자라, 우파를 자칭하는 일부 인사들은 당시 야당 소속이었다가 '반문연대'에 동참하겠다는 의원들에게까지 당시의 탄핵 찬반을 따져물으며 '공개 전향'을 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반문연대'로 이르는 길에 오른쪽에서 '함정'을 파고 있는 일부 인사의 행태에 대해서는 같은 보수 우파 진영에서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최근 언론 기고에서 "왜 처음부터 하지 않고 이제야 했느냐고 묻기보다는 '이들 (운동권 좌파)과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자각한 것이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며 "누군가가 그 패거리에 가담하는 게 더 좋은가, 거기서 떨어져 나오는 게 더 좋은가"라고 물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럼에도 국정 지지율이 그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탄핵에 찬성했던 국민들이 자기부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 (탄핵 찬반) 이야기를 꺼내면 꺼낼수록, 문재인 대통령을 반대하지만 탄핵에는 찬성했던 국민들이 현 정권을 비판할 수 없는 분위기로 가게 된다"며 "(자꾸 탄핵 찬반으로 편을 가르려는 우파를 자칭하는 일부 인사의 비판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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