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화재, 향후 보상절차 및 보상규모는?

1개월 요금 감면…보상 규모 317억원 추산

소상공인 “명확한 보상 대책 마련해야”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인근 한 가게 앞에 전날 KT아현국사 화재로 발생한 통신 장애로 카드결제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1개월 요금 감면…보상 규모 317억원 추산
소상공인 “명확한 보상 대책 마련해야”

지난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인근 지역의 유무선 통신장애가 주말 내 이어진 가운데 피해 고객에 대한 보상체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금번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금번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유·무선 가입고객에게 1개월 요금 감면을 시행한다.

1개월 감면금액은 직전 3개월 평균 사용 요금을 기준으로 한다. 감면 대상 고객은 추후 확정 후 개별 고지할 예정이나, 무선 고객의 경우 대체로 피해 대상지역에 거주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보상할 예정이다.

보상 지역의 경우 서대문구·마포구·중구 소재 총 14개 동으로 예측되지만, 용산구·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도 통신 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여기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역시 KT 망을 공유해온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는 추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 수를 60만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KT 측은 보다 정확한 지역 및 대상자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KT 이용약관에 따르면 고객이 3시간 이상 연속으로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을 경우, 시간당 기본료와 월정액·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협의를 통해 손해배상 받을 수 있다. IPTV의 경우 시간당 평균요금의 3배가 보상 금액이다.

당초 약관대로라면 만 하루(24시간) 동안 이동전화를 사용하지 못했을 경우 총 6일치 사용료를 보상 받을 수 있지만, KT가 내놓은 보상안은 이를 초과하는 범위다.

2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성목 KT 사장이 KT아현지사 화재사건에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러나 이번 화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해당 지역 소상공인들에 대한 보상안은 아직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KT는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은 별도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일각에서는 피해액에 대한 명확한 추산이 불가능해 100%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주말 내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에 발생한 장애로 피해 지역 일대의 KT 회선 사용 업체에서는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등 음식점은 물론 인근 상점들은 영업에 큰 손해를 입었다. PC방의 경우 인터넷 먹통으로 아예 영업이 불가능했다.

실제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의 상점들에는 ‘KT 화재로 카드 결제가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었다. ‘현금 없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현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들은 발길을 돌렸고, 온라인뱅킹을 사용하는 계좌이체 역시 인터넷 불통으로 불가했다. ATM기기 역시 통신 장애로 무용지물이었다.

주말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발생했지만, 카드결제 장애로 인한 매출 감소 및 식자재 폐기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명확한 수치화가 힘들다.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포인트 적립이나 사용, e-쿠폰 사용 불가 등으로 인한 문제도 발생했지만 이를 추산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KT가 소상공인에 대한 별도 보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실제 피해액을 모두 포함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루 빨리 보다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이날 관련 점포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KT 측에 명확한 보상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통신 장애로 전화(콜)를 받지 못한 대리·퀵서비스 기사와 배달 사업자 등의 간접적인 손실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지난 SK텔레콤의 사례에 비추어보아 소상공인 및 개별 사업자 등에 실제 손실액 수준을 보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4월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2시간30분가량 발생한 통신 장애로 730만여명의 고객들에게 실납부 월정액의 이틀 치를 보상했지만, 통신 서비스를 영업 활동에 이용하는 이들에게 별도 보상은 하지 않았다. 2014년 6시간가량의 통신 장애 당시에도 별다른 보상은 없었으며, 대법원 역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전부 원고 패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 부문장(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소상공인 보상 관련)실제 피해를 본 고객과 논의하겠다”며 “피해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보상 역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증권은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피해 보상 규모가 3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올해 4분기 KT 영업이익 추정치인 2503억원의 12.7% 수준으로, 소상공인 영업 중단 등 2차 피해에 대한 보상액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