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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美·中 무역분쟁...위기이자 기회"


입력 2019.03.07 17:39 수정 2019.03.08 08:26        이홍석 기자

한경연, '미중 무역전쟁과 죄수의 딜레마' 보고서 공개

"상황따라 GDP 플러스까지 가능...외교적 노력해야"

한경연, '미중 무역전쟁과 죄수의 딜레마' 보고서 공개
"상황따라 GDP 플러스까지 가능...외교적 노력해야"


시나리오별 한국의 수출과 GDP 변화.ⓒ한국경제연구원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이 대응여하에 따라 우리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미중 무역전쟁과 죄수의 딜레마' 보고서를 통해 양국의 협상이 죄수의 딜레마로 빠질 경우 양국의 최적관세율을 추정하고 우리의 국내총생산(GDP)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을 하면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최적 관세율은 현행보다 각각 7%포인트와 5%포인트 추가 인상하는 선에서 종료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보다 높게 관세율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미국이 중국에 비해 경제규모와 산업별 기술수준 및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 국가가 관세율을 조정하는 것을 교역조건(terms of trade)을 개선해서 수출을 확대하거나 내수산업의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이를 토대로 보면 현재 시장점유율과 기술측면에서 중국에 비해 미국이 유리한 위치에 있어 미국이 중국보다 관세율을 인상할 유인과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중 무역 분쟁으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평균 7.5%에 달하고 중국이 미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23%에 달하고 있어 미국은 최적관세율까지 인상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국은 과도하게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이 보복성으로 부과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 미국의 GDP는 0.2~ 0.4% 증가하는 반면 중국의 GDP는 0.8%~ 2.5% 감소해 미국 입장에서 보면 미·중 무역전쟁을 지속할 유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이 죄수의 딜레마로 귀결된다고 가정할 때 우리의 대미·대중 수입품에 대한 최적관세율은 현행대비 2~3%포인트 인상되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보복 없이 우리의 관세조정을 허용하는 협조적 게임 하에서 성립하는 것으로 양국의 보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양국의 무역전쟁에서 우리의 최적 대응은 관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관여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죄수의 딜레마로 귀결될 때 한국의 수출과 GDP는 교역조건 효과와 미국과 중국기업의 생산거점 재조정 효과의 크기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며 "교역조건 효과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양국이 서로 관세율을 인상하면 미국과 중국 수출품의 비교우위가 약화되고 한국의 수출품의 비교우위가 개선되는 효과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생산거점의 재조정 효과는 수출기업에서 내수기업으로의 전환되는 효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관세율이 높아지면 미국의 대중 수출기업과 중국의 대미 수출기업의 수익이 악화돼 퇴출되는 기업이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반면 수입이 감소하고 국내 재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내수기업의 수익이 증가해 내수시장으로 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게 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따라서 생산거점의 재조정 효과가 강하하게 일어나면 한국의 수출기업이 양국의 내수기업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되면서 우리의 수출이 감소하게 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경연은 이를 토대로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이러한 생산거점의 재조정효과가 비교우위의 효과보다 강하게 작용할 경우, 우리의 수출은 0.56% 감소하고 GDP는 0.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중국이 대미 반도체 수입을 2배로 확대하고 우리로부터 수입을 줄인다면 우리의 수출은 2.3% 감소하고 GDP는 1.7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이 한국·유럽연합(EU)·일본의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을 경우, 우리의 수출은 3.1% 감소하고 GDP는 2.33% 감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하지만 외교적 노력을 통해 우리의 수출품에 대한 규제를 제거하고 수출기업이 미국과 중국의 내수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면 우리의 수출은 1% 증가하고 GDP는 0.85%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기회가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국가에게 열려있는 만큼 기술향상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은 투자환경에서 비교우의를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규제개혁, 노동개혁, 법인세 인하,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통한 투자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에 관세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확대된다면 게임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외교력을 총동원해서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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