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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3세들간 갈등설...재계 “경영권 분쟁 안돼” 우려


입력 2019.05.09 15:38 수정 2019.05.09 15:46        이홍석 기자

공정위 동일인 지정 자료 미 제출로 불거져

"KCGI 등 외부 공격 대응할 안정적 경영권 확보돼야"

공정위 동일인 지정 자료 미 제출로 불거져
"KCGI 등 외부 공격 대응할 안정적 경영권 확보돼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경영 승계가 진행되고 있는 한진그룹 내에서 3세들간 갈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을 우려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한진 3세들간 갈등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갈등설은 공정위가 8일 동일인 지정을 놓고 한진그룹 내부에서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자료를 제출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공정위는 기존 동일인인 고 조 전 회장을 대체할 새로운 동일인이 지정돼야 하는데 한진그룹에서 아직 내부에서 의사 결정에 필요한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 서류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인, 즉 총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공정위가 지난 1987년부터 대기업집단 정책을 시행하면서 지정해 왔다. 동일인은 대기업 집단을 규정하는 기준점으로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와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같은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활용된다.

공정위가 그룹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과 보유 지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 동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친족과 그 기업 집단에 속하는 계열사 범위 등이 정해지기 때문에 대기업 그룹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공정위는 당초 매년 5월 초 대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 지정을 발표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한 번 순연돼 9일날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한진의 서류 미제출로 다시 15일로 연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동일인 지정 관련 공정위에 자료 제출이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관련 서류 준비가 늦어진 것일 뿐”이라며 3남매간 갈등설을 일축하고 있다. 공정위 측에도 기한 내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동일인 지정을 위한 자료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내부적으로 이견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친인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전격 단행된 조원태 회장의 회장직 승계로 3남매간 갈등이 증폭된 것이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선친 장례식을 마친 뒤 8일만인 지난달 24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에는 조 회장의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 취임에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가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지금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에 대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상호 의견 차이인지, 갈등까지 번진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지분 상속과 경영권 승계를 두고 3세들간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부디 의견차를 좁혀 경영권 분쟁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너가 일원들간에 화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외부 세력에 의한 공격에 취약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때 부상한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14.84%를 확보하고 있는 2대주주다.

반면 조원태 회장(2.34%)을 비롯,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 지분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결국 부친인 고 조 전 회장의 지분 17.84%에 대한 원활한 승계가 이뤄져야 안정적인 경영원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상속세 마련을 통한 지분 상속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며 “KCGI가 한진칼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부 갈등을 봉합해 한시바삐 대응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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