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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없다던 첼시…램파드에 목매는 이유


입력 2019.06.20 00:04 수정 2019.06.20 07:4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사리 감독과 결별 후 램파드 영입에 박차

챔스 우승 차지한 뒤 이적시장서 효율적 지출

사리 감독과 결별한 첼시는 램파드 감독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과 결별한 첼시가 팀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 영입에 박차를 가하며 명문 구단 입지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첼시 구단의 역사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부임 전후로 극명히 나뉜다. 이전까지 런던을 연고로 한 중상위권 클럽이었던 첼시는 석유 재벌 구단주를 맞아들인 뒤 일약 큰 손으로 떠올랐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첼시 운영권을 쥐자마자 천문학적인 돈을 이적시장에 뿌려댔고 이를 바탕으로 전력이 급상승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의 양강 체제를 깨는데 성공했다.

당시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없다”고 비꼬았지만 첼시는 보란 듯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있어도 명예는 살 수 없다”며 첼시가 이룩한 성과를 애써 폄훼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첼시는 꾸준한 성적을 냈다. 특히 2011-12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며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그토록 원하던 빅이어를 품는데 성공했다. 가질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얻게 된 첼시는 이후 구단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2011-12시즌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주요 클럽 우승 커리어. ⓒ 데일리안 스포츠

‘런던의 자존심’은 명예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과거와 달리 무턱대고 비싼 돈을 들여 선수를 사오는 일이 드물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선수 판매 및 재계약에 대한 뚜렷한 방침이다. 첼시는 전력에서 밀려난 선수를 허투루 팔지 않았는데 오히려 웃돈을 붙여 판매할 정도였다. 중국으로 떠나며 막대한 이적료를 안긴 오스카와 하미레스가 대표적이다.

이번 에덴 아자르의 레알 마드리드행도 마찬가지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었기 때문에 급한 쪽은 첼시였으나 오히려 느긋했고, 예상보다 훨씬 높은 1억 유로의 이적료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30대 이상 선수들에게는 1년 이상의 재계약서를 내밀지 않는 방침도 유효하다. 이는 레전드였던 프랭크 램파드와 존 테리도 피할 수 없었고, 위험 부담을 줄이게 되자 팀의 재정이 건강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보드진의 강력한 권한이 낳은 예상 밖의 부작용이다. 첼시는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이아를 필두로 보드진이 선수 영입 및 계약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진행한다. 이렇다 보니 감독의 팀 내 장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1~2년 내 팀을 떠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2011-12시즌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클럽 이적료 지출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램파드 감독이 오면 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존 테리와 함께 구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램파드는 첼시의 독특한 구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더비 카운티를 맡아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까지 진출시키는 등 지도력도 검증받아 차기 첼시 감독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첼시는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긴 로베르토 디마테오 이후 구단 출신 인물에게 지휘봉을 주지 않고 있다. 만약 램파드가 첼시 사령탑에 오른다면 ‘로만 시대’의 영광을 이룩한 레전드의 첫 감독 임명이라 할 수 있다. 첼시의 명예 드높이기 야망이 이뤄질지는 램파드의 런던 입성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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